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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목포 MBC가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서 20대 여교사가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건이 보도된 이후 여파는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다.특히 자신을 현직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이 쓴 글은 교육부 등의 '대책' 발표 이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 신안군 등과 같은 '오지'의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의 '갑질'이 비일비재하다는 주장 때문이다.
지난 5일 한 네티즌은 "현직 초등교사입니다. 이번 여교사 성폭행 사건 사실 예견된 사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이번 전남 신안군의 20대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이) 어떻게 벌어진 일인지 짐작이 간다"면서 "학부모가 학교 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약자인 교사에게 술을 강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골 학교에서 4년간 근무했었다는 네티진은 "오지의 작은 학교일 수록 학생 수가 적어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면서 "학부모에게 읍소하다시피 해 학운위를 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구조가 일부 주민의 갑질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교사에게 몹쓸짓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는 학운위나 지역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여교사가 학부모가 권하는 술을 마다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설마 했다. 전남 신안에서 20대 여교사를 성폭행한 학부모와 지역 주민이 학교운영위원인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가 교육부에 확인한 결과, 이번 사건 가해자 중 학부모 한 명이 해당 초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지 마을과 대도시의 교육 환경이 다름에도 천편일률적인 '규정'을 강제 적용하면서 문제가 터졌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전남 신안의 20대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 이후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 또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자 교사가 무슨 죄냐"는 반발과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지난 5일 국내 언론들은 "교육부가 신규 임용 여교사를 오지에 발령하는 것을 자제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녀 교사의 비율이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에 따르면 2015년 말 전체 교사 가운데 여교사 비율은 초등학교 76.93%, 중학교 68.59%, 일반고교 51.70%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여교사들이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및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에 명시된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해 오지 부임을 자청하는 경우도 많아, 교육부가 내놓은 '여교사 오지 발령 자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하자 교육부 관계자는 "여교사의 오지 발령 자제는 공식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다"며 "대책 회의를 앞두고 이야기가 오가는 도중에 문제가 불거진 것 같다"고 황급히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