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인지 여부 놓고 말바꾸기 논란 "사퇴해야 할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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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제 동물보호 단체 주최 한국의 식용견 관련 산업에 반대하는 법안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엘레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석고대죄 요구는 물론 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풍자 누드화를 두고 여성비하,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성단체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표창원 의원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정치권 안팎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선 "과한 요구"라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표 의원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직 사퇴는) 저를 뽑아주신 지역구와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금품수수 등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의원직을 사퇴해야겠지만..."이라면서 "제가 법적인 책임을 진다거나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다만 "여성분들께서 상당히 많은 상처를 입으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공개적인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표창원 의원은 이날 "논란이 된 (더러운 잠) 작품은 (처음) 보고 '그렇구나' 여기고 지나갔던 작품"이라고 했다.
앞서 표 의원은 지난 23일 논란의 그림을 전시한 데 대해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사 풍자 전시회를 열겠다고 작가들이 요청해 와 도와준 것일 뿐 사전에 작품 내용은 몰랐다"고 했었다.
이후 표창원 의원은 24일 그림 전시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러운 잠'은 잘 알려진 고전 작품인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했다는 설명을 들었고, 분명히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림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를 두고 수시로 말을 바꾸며 석연치 않은 해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는 "제가 감수성이 부족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전에 어떤 작품이 오는지 몰랐고 (전시회) 개막 이후에도 해당 그림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었다"고 주장했다. '더러운 잠'으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예술 작품이 국회에서 전시됨으로 인해 정치적인 논쟁과 정쟁을 불러일으켰고 그로 인해 제가 속한 정당과 다른 정당의 여성분들께 많은 상처를 드렸다"며 "그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도 막론하고 제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고, 공개 사과를 하겠다"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데 대해선 "절차에 그대로 임하겠다. 지금 소명서 작성 중"이라며 "소명서를 제출하고 기회가 있다면 진술도 하고, 그 결정에 그대로 승복하고 따르겠다"고 표 의원은 밝혔다.
당 안팎에선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 의원은 "정당은 지지율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가 연루된 전시회 문제 때문에 당이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의 대선후보들 역시 피해를 입었다면 그에 대해서도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여성계 100여개 단체 회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 의원의 대국민 사죄와 민주당의 의원직 제명을 강하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