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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입법공청회에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은 9일 오후 서울 대치2동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방안과 과제'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사업'이란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까지 이르는 지하공간을 6개 철도 노선과 90개 버스 노선이 지나는 교통 허브로 개발해, 서울 동남권의 환승 거점으로 발돋움시킨다는 내용의 사업이다.
서울 강남병이 지역구인 이은재 의원이 공청회를 주최한 것 자체는 하등 이상할 게 없지만, 축사를 위해 출동한 면면이 화려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 장제원 박성중 의원이 자리를 빛냈다.
다음날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이 예고돼 있어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데,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직접 참석해 축사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자유한국당과 보수 적통(嫡統) 정당을 놓고 한 판 승부 벌여야 할 바른정당이 보수의 양대 축인 '영남 보수'와 '강남 보수' 중 강남 보수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른바 '영남 보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하고, 박정희 대통령·육영수 여사 내외가 흉탄에 유명을 달리해 일찌감치 부모를 여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있어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다 해도 여론이 빠르게 전환되긴 힘들다.
반면 가치 중심의 지지 성향을 보이는 서울 강남 보수에게 있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이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게 된다.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바른정당으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사업은 서울의 핵심 보수 지지 기반 강남 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의 최대 보수 근거지인 분당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이라, 광의의 '수도권 강남 보수'에 어필하기에 최적의 무대였다는 지적이다.
이날 축사에서도 바른정당 지도부가 이 권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읽혀졌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우리 강남구민 여러분을 직접 와서 뵈니, 역시 강남스타일은 좀 다르다"며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사업이) 완성된다고 하면 삼성은 제2의 강남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추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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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GTX 3개 노선에 SRT와 국철 등 6개 노선이 지나간다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는 것인데, 한편으로 동시에 6개 사업이 시작된다면 민원과 어려움이 얼마나 많겠는가"라며 "바른정당에서 해야 할 일은 열심히 노력해서 여러분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우리 강남주민들을 보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며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은 강남구가 대한민국 대중교통의 허브로 발전하는데 핵심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중 의원은 "요즘 세계는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닌 도시 간의 경쟁의 시대"라며 "대한민국 도시 중에서 세계와 경쟁할 도시는 서울 뿐이고, 서울 중에서 세계와 경쟁할 곳은 강남의 브랜드"라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여기 있는 한 분 한 분의 아이디어를 녹여 곁들인다면 세계가 깜짝 놀랄 우리만의 영동대로 지하복합공간이 완성될 것"이라며 "조그만 힘이라도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되고, 중앙정부에서 굉장한 예산 지원이 있지 않고서는 뜻대로 이뤄질 수가 없다"며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정병국 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 그리고 장제원 박성중 의원을 특별히 모셨다"는 점을 내세웠다.
축사와 개회사가 끝난 뒤에는 이승호 상지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최경주 서울시 동남권사업단장의 발제로, 박일하 국토교통부 광역도시철도과장, 이범현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연구원, 김영철 명지대 교수, 신상영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위원이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발제와 토론에 따르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 완료될 경우 현재의 강남대로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는 강남권의 모습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또한 서울의 동남권과 수도권 각지를 연결하는 광역교통망은 완전히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지금은 광역버스가 강남역에 65개 노선, 잠실역에 31개 노선이 지나는 반면 삼성역은 단 4개 노선에 그치고 있지만,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 완료될 경우 삼성역에 90개 노선이 시·종착하거나 통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버스 이용 수요는 현재의 5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삼성~(분당)~동탄간 광역급행철도와 일산킨텍스~삼성간 대심도급행(GTX) A노선으로 분당신도시·일산신도시와 삼성역이 연결된다.
여기에 위례~신사간 경전철, 현재의 수서역 시발에서 삼성역까지 연장되는 SRT, 현재 계획 입안 중으로 지하철 2호선의 급행노선에 해당하는 잠실~신림간 남부광역급행철도 등 6개 철도 노선이 삼성역에서 환승 가능하게끔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일 교통 이용객 수는 66만 명으로 현재 서울역 이용 인구(일 32만 명)의 두 배 이상이 된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중교통의 중심 허브로 도약하는 것이다. 게다가 인근의 도심공항터미널도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2층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하늘길과도 바로 연결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