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을 진원지로 하는 '안풍(安風·안철수바람)'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대구·경북) 민심을 뒤흔들 수 있을까.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를 향해 드러난 대구 민심은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다.
안철수 후보는 18일 대구 동성로 유세현장에서 "안보도 외교도 위기다. 저 안철수는 안보 대통령이 되겠다"라며 "대한민국을 최고의 안보국가로 만들겠다"고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는 "북한이 저를 두고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 했다. 김정은 정권이 저를 두려워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튼튼한 자강안보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안보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핵을 버려라. 도발을 멈춰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K지역의 반문(反문재인)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라고 공격했던 문재인 후보가 이제와서 통합을 말한다"라며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또다시 나라를 맡길 수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통합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에서 이기고 나서 다시 계파 패권으로 돌아가는 건 통합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6일 문재인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끝장토론 제안에 대해 "적폐세력의 지지를 많이 받는 상황이어서 과연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부터 우선 의문스럽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국민은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이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모두 적으로 돌린다는 것인데,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방문한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안철수 후보를 환영하는 인파가 몰리며 취재진의 접근이 어려울 정도였다. 지지자들과 시장 상인들의 연호와 여기저기서 악수를 권유하는 팔이 쏟아졌다.
인파에 떠밀리듯 이동하는 안철수 후보를 향한 "꼭 당선되시라", "화이팅"이라는 등 격려가 끊이지 않았다.
한 중년 여성은 '존경하는 안철수 후보님, 실물 한번 뵀으니 이제 저는 죽어도 아무 여한 없습니다'라는 팻말을 들며 안 후보를 반기기도했다.
이날 TK 지역에 몰린 인파는 전날 국민의당의 텃밭인 광주 유세보다 더 많았다는 평가다. 전날에는 궂은비가 내리는 등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만큼 '문재인은 안된다'는 절박한 TK민심이 대안으로 떠오른 안철수 후보에게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 있던 한 시민은 "홍준표가 될 거 같으면 찍어준다. 그런데 그러면 문재인을 밀어주는 것"이라며 "안철수는 배운 게 많다. 사회 기부도 하고…"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대구에서는 문재인보다는 안철수지"라며 반문정서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