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대학교가 자신들의 '대학 이념'과 맞지 않는다며 총학생회가 섭외한 가수 자이언티(사진 좌)와 넉살(사진 우) 측에 공연 이틀 전 '출연 불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6월 S대 총학생회가 학생지원처와의 협의를 거쳐 가수 자이언티와 넉살을 9월 27일 열리는 개교기념 축제(2017 천보축전)의 초대 가수로 섭외하고 행사 비용까지 지불했으나, 지난 19일 돌연 학교 측 행정부가 "개교 111주년 기념 축제에 래퍼가수를 초청하는 것은 대학의 이념과 신앙 정신에 불일치한 면이 있다"며 일방적으로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넉살의 소속사 측은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미 두 달 전 한 공연기획사를 통해 S대학교 개교기념 축제에 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공연 연습까지 다 마친 상태였는데, 갑자기 어제(25일) 학교 측으로부터 섭외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학생들은 저희 가수를 원했으나 학교 측에서 저희를 거부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밝힌 이 관계자는 "공연 이틀 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받은 입장에서 학교 측에 위약금을 물리는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뿐 아니라 S대 학생들도 피해를 본 당사자라는 생각이 들어 법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가수 자이언티와 넉살의 섭외를 추진했던 S대 총학생회장 A씨는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6월 초 중앙운영위원회와 총대의원회의 인준총회에서 통과돼 순조롭게 준비 중이던 가수들의 축제 공연이 학교 측 행정부의 제동으로 무산되고 말았다"며 "5,500명의 S대 학우분들을 대신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자책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수 자이언티와 넉살이 '초대 가수'로 섭외됐다는 소식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한 이후 2,000개 이상의 댓글과 900개에 가까운 '좋아요'가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축제 무대 설치를 정확히 일주일 남겨둔 9월 19일 화요일 오전 갑작스럽게 학교 측 행정부에서 '연예인 초대'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며 "이로 인해 총학생회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고 학우 여러분들의 실망과 분노를 사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고 밝혔다.대학축제는 학생들의 전유물입니다. 외설적이거나 비도덕적이지 않는 이상 그 어느 누구도 학생들만의 축제를 방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1세기 2017년 현재 S대학교 학생들의 축제는 학생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결정됐습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원하는 축제로.
A씨는 "학교 측 행정부는 이처럼 최종 결정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지켜온 전통을 심화하고 노출시켜야 할 때에 래퍼가수를 초청하는 것은 우리 대학의 이념이나 신앙정신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면서 "신앙을 가진 학생과 구성원도 함께 즐기고 감동하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는 게 학교 측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A씨는 "저 또한 학교의 특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초대 가수 두 분에게 외설적이고 격한 표현 등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몇 번이나 전달했고, 넉살은 격한 노래는 아예 하지도 않고 조금 애매한 부분은 우리 S대학교 축제만을 위해 개사를 해서 오겠다는 말까지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학교 측 행정부는 소향, 손준호 부부, 알리 중 한 팀을 섭외하겠다는 입장만 내세웠다"고 밝혔다.현재 학교 측 행정부에서는 소향, 손준호 부부와 알리 등을 대체 초대자로 제시했습니다. 학교 측 행정부에서 에이전시와 연락하면서 외국에 있거나 연락이 되지 않아 '알리'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왜 저희 총학생회가 섭외하고 페이까지 지급한 넉살과 자이언티의 공연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같은 대중가수이지 않습니까?
A씨는 "준비가 이미 끝난 축제 행사에 대해 일주일 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학교 측이 구성원의 대부분인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는 대학교가 축제를 준비하고 즐길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생각하지 않는 점이 정말로 개탄스럽고 같은 사회 내 구성원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총학생회장 A씨가 S대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공식 입장 전문.안녕하십니까. 총학생회장 OOO입니다.
약 5,500명의 S대 학우분들을 대신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축제를 진행함에 있어 자책과 자괴를 느끼며 이 글을 씁니다.
학우님들께서 반드시 인지하고 계셔야 할 내용을 적겠습니다.
1.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대로 두 명의 가수를 섭외해 S대학교 개교 111주년 2017 천보축전에 초대하고자 학생회비를 사용하기 위해 지난 6월 초 중앙운영위원회와 총대의원회의 인준총회에서 통과돼 학생회비를 지급받아 집행하였습니다. (말씀드린 두 개의 기구를 거쳐 통과가 되면 지급공문을 작성해 학생지원처를 통해 재무실에 학생회비 지급요청을 하여 학생회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축제와 관련된 모든 사항들은 학생회를 지원하고 행정절차에 도움을 주는 학생지원처와 협의를 거쳐 진행하면서 준비된 것입니다.
지난 9월 17일 일요일 저녁, 부푼 마음을 안고 본인이 직접 게시물을 작성하여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하였습니다. 그 결과 2,000개 이상의 댓글, 900개에 가까운 '좋아요'와 약 70회가 넘는 공유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축제 무대 설치를 정확히 일주일 남겨둔 9월 19일 화요일 오전에 갑작스럽게 학교 측 행정부에서 '연예인 초대'에 대해 제동을 걸었습니다.
학교 측 행정부에서 축제 진행에 제동을 걸게 된 것은 학내 구성원이 아닌 외부에서 제동을 걸었기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축제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초대가수 섭외비, 오락기, 놀이기구, 부스 대여비와 무대 제작비 등의 재원은 경제적 효율성을 잃게 됐고 총학생회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특히 이러한 학교 측 행정부의 결정이 학우분들께 실망과 분노를 샀습니다.
대학축제는 학생들의 전유물입니다. 외설적이거나 비도덕적이지 않는 이상 그 어느 누구도 학생들만의 축제를 방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1세기 2017년 현재 S대학교 학생들의 축제는 학생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결정됐습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원하는 축제로.
2. 일단 축제와 체육대회에 대해 잘 협의하고 잘 준비해서 허락을 받고자 축제와 체육대회의 '기획안'을 만들어 학생지원처에 제출하였습니다. 그 후 학생지원처를 통해 학교 측 행정부에서 보내준 체육대회 교비지원금과 축제 무대 제작비를 총학생회 공식 통장으로 9월 14일에 입금을 받고 9월 26일 화요일 오후 솔로몬 광장에서 무대를 설치하여 26일 화요일 저녁과 27일 수요일 오전에 모든 프로그램의 리허설을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순조롭게 준비 중이던 19일 화요일 오전에 학교 측 행정부에서 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제동을 걸어온 것입니다.
학교 측 행정부는 이번 최종 결정 번복에 대해 "올해는 111주년 개교기념 축제인데 지금까지 지켜온 전통을 심화하고 노출시켜야 할 때에 래퍼가수를 초청한 것은 (물론, 시대의 담론은 랩이라는 장르로 담아내어 많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젊은이와 호흡하는 음악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111년동안 소중하게 지켜온 우리대학의 이념과 신앙정신에 불일치한 면이 다소 있다. 신앙을 가진 학생과 구성원도 함께 즐기고 감동하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라는 것이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넉살과 자이언티의 섭외비는 학교에서 기금(비등록금회계)로 보상해주고 '알리'를 섭외하겠다고 합니다. 알리의 섭외비도 기금(비등록금회계)으로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3. 약 5,500명의 학우님들을 대신하여 일하는 입장으로서 굉장히 답답한 심정입니다. 학우 여러분 저희 총학생회가 어떤 가수분들을 초대한지 대부분 기억하실거라 생각합니다. 현재 학교 측 행정부에서는 소향, 손준호 부부와 알리 등을 대체 초대자로 제시하였습니다. 학교 측 행정부에서 에이전시와 연락하면서 외국에 있거나 연락이 되지 않아 '알리'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왜 저희 총학생회가 섭외하고 페이까지 지급한 넉살과 자이언티의 공연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같은 대중가수이지 않습니까?
이해할 만한 기준이나 합리적인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1학년이던 2011학년도 GLE캠프(현 MVP+ 캠프)때 YG 소속 지누션의 션이 강연후 본인의 노래 두 세곡을 불렀습니다. 힙합가수라서 안된다는 학교 측 행정부 입장을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학교 측 행정부에서 섭외한 힙합가수는 공연이 가능하고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축제를 위해 섭외한 힙합가수는 공연이 불가능한 것입니까?
무려 6년 전에도 가능했던 일이 주최자가 다르다고 해서 불가능한 일이 되는 것입니까? A가 섭외하면 가능하고 B가 섭외하면 불가능한 것이 형평성에 맞는 것입니까? 분명한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입니까?
'Beat CCM'이라는 음반은 약 12년 전 발매돼 힙합이라는 장르에 성경을 담아낸, 언론에서도 칭찬받은 앨범입니다. 12년 전 무너졌던 고정관념이 2017년에 되살아났습니다.
저 또한 학교의 특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초대 가수 두 분에게 외설적이고 격한 표현 등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몇 번이고 밝혔고 정확히 전달하였습니다. 넉살은 격한 노래는 아예 하지도 않고 조금 애매한 부분도 우리 S대학교 축제만을 위해 개사를 해서 오겠다고까지 했습니다. 무대 진행자는 전문 진행자 중 크리스찬이신 분을 섭외하였습니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No make up' 같은 서정적인 멜로디에 좋은 가사들의 노래도 안된다고 하는 학교 측 행정부는 소향, 손준호 부부와 알리 중 한 팀을 섭외하겠다고 합니다. 제가 바보라 그런지 이해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또한 학교 측 행정부의 학생자치에 대한 자세와 문화도 반드시 고쳐져야 할 부분입니다. 준비가 끝난 축제에 대해 일주일 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구성원의 대부분인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는 대학교가 축제를 준비하고 즐길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생각하지 않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대학생으로서, 이 대학의 총학생회장으로서, 또 같은 사회 내 구성원으로서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학교 측 행정부에서 직접 에이전시에 연락하여 학교 측 행정부 입맛에 맞는 연예인을 부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제가 알게 된 것은 총학생회와 계약한 에이전시 대표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알게 됐습니다. (즉, 총학생회와 6월에 계약한 에이전시 = 학교 측 행정부에서 최근 연락한 에이전시) 이러한 사실을 학내 구성원이 아닌 외부 사람에게 들었을 때 정말 창피하고 민망했습니다. 정말 화가 나기보다는 힘이 쭉 빠지더군요. 제가 느끼는 감정이 모멸감인 것 같습니다.
학교 측 행정부에서 학생들의 축제도 진심으로 걱정하셨다면 저를 왜 회의에 소집하지 않으셨는지, 학생들의 축제도 진심으로 걱정하셨다면 왜 저한테 통보하기 전에 에이전시를 통해 학교에 맞는 연예인 섭외를 진행하셨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S대학교 안에서 학생자치기구의 존재는 무의미한 것입니까? 학생의 자치권과 자율권이 이렇게까지 억압받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개탄스럽고 현재 2017년 대한민국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학우 여러분,
올해 교육부의 지원 사업인 ACE+사업에 당선이 됐습니다. ACE라 자부하던 학교 측 행정부는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 그리고 총학생회의 의견에 대해 '이렇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정말 111년이라는 깊은 역사를 가진 S대학교의 정체성이 1년 365일 중 단 하루 축제로 인해 무너지는 것입니까? 정말 그런 것입니까? 구성원 중 대다수인 학생들이 1년 365일 중 단 하루만 노는 것이 부도덕적인 것입니까? 아니면 학생들의 목소리보다 교수, 행정자 그리고 목사의 목소리가 더 중요한 것일까요?
정확한 기준과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 학교 측 행정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학교 행정을 하시는 분들께 특히 총학생회가 기획한 축제를 반대하시는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게시한 축제 포스터를 분석하셨듯이 이 글도 심도있게 읽어 주십시오.
학생과 교직원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상생하는 존재라 생각합니다. 학생, 교육자와 운영진 모두 학교의 구성원입니다.
학생이 없다면, 교육자가 없다면, 운영진이 없다면 더 이상 그 곳은 학교가 될 수 없습니다.
2011년 S대학교에 입학해 지금까지 인성이란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라 배웠습니다.
1년 365일 중 단 하루만 아니 1시간 20분만 청춘답게 즐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제가 학교 측 행정부의 회의 구성원이 아니라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없고 달리 전달할 방법이 없어 또 저희 총학생회 페이지를 모니터링 하시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넓은 아량과 사랑으로 너그럽게 용서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