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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른바 '진보' 세력의 본색이 수면 위로 그 추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말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자행한 ‘국회 최루탄 테러 사건’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12일 밤 열린 통진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의결을 막으려는 당권파 측이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를 집단 구타하는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심상정 대표가 오후 9시40분쯤 첫번째 안건인 강령 개정안을 표결를 시도하자, 당권파 측 당원 100여명은 곧바로 “불법 중앙위원회 해산하라”를 외치며 단상에 올라가 대표단을 위협했다.
조직폭력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당직자들이 급히 저지하려 했지만 당권파 측은 순식간에 단상을 점거하며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를 에워쌌다.
그리고 당권파 측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카메라 수십대가 돌아가는 앞에서 세 명의 공동대표를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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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들에게 구타를 당하면서 상의가 거의 다 찢어졌고 탈진상태에 빠졌다. 유시민 공동대표 역시 수차례 폭행당했다. 여성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직접적 구타를 당하지 않았으나 당권파들에게 짓밟혔다.
조준호 공동대표가 머리채를 잡히고 얼굴을 가격당하는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이 “이러지 마세요”, “폭력을 자제해주세요”라고 호소했지만 당권파 측 당원들은 막무가내였다.
5분여간 구타를 당하던 세 공동대표는 혼미한 상태에서 당직자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무대 우측 비상구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집단 폭행은 정당 역사상 전무후무하다.
당권파는 세 공동대표가 긴급 대피한 뒤에도 의장석을 점거하며 시위를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듣기 민망한 욕설도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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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 회의는 무기한 정회됐다.
앞서 통진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11 총선 이후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에 대한 입장 차이로 파행을 거듭했다.
당권파는 진상조사를 통해 총체적 부정과 부실이 입증됐다며 비례대표 총사퇴와 즉각적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한 반면 당권파는 진상조사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며 비례대표 거취를 결정하기 위한 당원총투표를 주장했다.
한편, 당권파 소속인 우위영 대변인은 “오늘 중앙위 파행은 심상정 의장이 1호 안건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여 발생한 일”이라며 구태한 변명을 늘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