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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폭파범이 중간 기착지에서 내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당권파의 대표단 습격은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었을 거라본다."
좌파논객 진중권 중앙대 교수는 12일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폭력사태'가 빚어진 중앙위원회 회의에 앞서 공동대표직을 사퇴한다고 밝히고 현장을 떠난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일 통합진보당 당권파 측은 중앙위 회의 도중 단상을 점거하는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과 당직자들 사이에서 욕설과 주먹질이 오갔다. 공동대표단도 '폭력'의 희생양이 됐다.
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들에게 머리채를 붙잡히고 주먹으로 얼굴을 맞는 등 폭행으로 상의가 찢어졌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안경이 날아가고 여기저기 날아오는 손찌검과 발길질에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여성인 심상정 공동대표는 직접 구타를 당하진 않았지만 당권파 지지자들에 의해 이리저리 떠밀리며 짓밟혔다.
단 이정희 공동대표만 현장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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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교수는 "이정희가 왜 대표직을 미리 사퇴했는지 아시겠죠"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면서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이정희 마저도 그러리라'는 것과 '당 대표들을 구타하기까지 하리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마치 사교집단의 광란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 중앙위에서 벌어진 사건은 지켜보는 대중들에게 '경기동부연합은 이참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확신을 심어줬을 것이다. 이정희, 이석기, 김재연, 김선동, 이상규, 우위영 등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이라고 했다.
또 당권파인 우위영 대변인이 "중앙위 폭력사태, 정당한 항의 거부한 결과"라고 말한데 대해서는 "대표단 폭행을 정당화하는군요. 이 분도 한번 정당하게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시려나?"라고 일침을 놨다.
"아, 오늘로 대한민국 진보는 죽었습니다. 낡은 진보는 저기서 확실히 죽었다. 그 시체위에서 새로운 진보로 부활하기를. 저기에 굴하면 안 됩니다. 이 싸움,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고 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 역시 트위터에서 "통합진보당 중앙위가 아수라장이 됐다. 통진당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비극이며 이는 야권연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이정희 공동대표는 "저는 죄인이다.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고 트위터에 남겼다. "어제 제가 무릎꿇지 못한 것이 오늘 모두를 패배시켰다. 이 상황까지 오게 한 무능력의 죄에 대해 모든 매를 다 맞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당초 중앙위에서 비례대표 경선 부정에 대한 대책으로 당 혁신안, 비대위구성, 비례대표 일괄사퇴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당권파의 '폭력저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