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선서 '무효표 논란'…非文 경선 '보이콧'26일 울산경선 당초 14시 예정…15시까지 시작 못해
  •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25일 오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가 확정되자 주먹쥔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25일 오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1위가 확정되자 주먹쥔 두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출발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지난 24일 밤 첫 지역인 제주에서 개표프로그램에 오류가 발견된 데 이어 모바일투표 룰과 관련한 갈등으로 번지면서 경선 초반부터 극심한 진통이 빚어지고 있다.

    급기야 손학규·김두관 대선 경선 후보 측은 26일 모바일 투표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될 때까지 경선 참여를 유보키로 했다. 정세균 후보 측도 “모바일 경선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비문(非文·비문재인)인 세 후보는 ▲제주도·울산 재투표 실시 ▲문제 개선 전까지 모바일 투표 전면 중단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 원천무효화 및 재투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써 제1야당 대통령 후보 선출에 대한 공신력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경선 흥행 자체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 모바일투표, 문재인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

    민주당은 전날 제주에 이어 이날 오후 울산지역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손ㆍ김 두 후보가 울산 경선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반쪽짜리’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김 후보가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선 이유는 문 후보에 유리하도록 모바일 투표의 ARS가 진행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모바일투표는 기호 순서대로 4명의 후보 이름을 끝까지 들어야 유효표로 인정되며 4번 후보까지 듣지 않고 중도에 후보를 선택해 전화를 끊으면 무효표로 처리한다.

    기호 1번은 정세균, 기호 2번은 김두관, 기호 3번은 손학규, 기호 4번은 문재인 후보이다.

    이에 따라 비문진영은 비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중도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나와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끊은 경우 모두 무효표로 처리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기호 번호가 마지막인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투표한 경우에만 이번 경선에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비문 후보들은 모바일투표 방식이 문제가 있다는 근거로 모바일 투표 참여율이 59%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 6월 전당대회의 투표율이 70%를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효표 처리가 많아 전체 모바일 투표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개표결과가 나오자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5일 오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제18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 경선'에서 개표결과가 나오자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문재인 후보.ⓒ 연합뉴스

     

    ◈ “非文 주장 무효표 1% 수준이다”

    하지만 민주당 선관위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네 후보의 이름을 모두 듣고 투표해야 한다는 공지가 나오기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월 전당대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모바일 투표가 진행됐다. 그렇게 무효 처리된 투표는 1% 수준이다.” -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

    당 선관위 간사인 김승남 의원은 김해 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비문 진영의 주장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모바일 시행 세칙은 후보별 기호추첨 전에 이뤄진 것으로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감안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재투표는 있을 수 없다.”

    “로그파일을 열면 자기인증 절차까지 밟았으나 (중간에 전화를 끊어) 기권처리 된 표의 규모를 알 수 있다. 기권표 처리된 부분을 어떻게 할지는 차후 논의할 사안이다.”

    문 후보 측은 “합의된 규정에 따라 진행된 모바일 투표를 두고 경선을 보이콧하겠다는 다른 캠프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제주 경선에서 59.8%(1만2,023표)의 득표율로 2위 손학규 후보(20.7%, 4,170표)를 8,000표 가까이 따돌리며 과반 득표를 얻었다.

    ◈ “파행 막자” 돌연 재투표 결정

    민주통합당은 26일 오후 2시에 예정됐던 울산순회 경선에 문 후보만 참석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돌연 입장을 바꾸었다. 비문 진영의 입장을 대폭 수용해 경선 재투표를 결정했다.

    김현 대변인은 2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다음과 같은 최고위원회의와 당 선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 울산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은 절차를 밟아 투표할 기회를 다시주기로 했다."
    -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

    강원도 모바일 투표는 통화를 끝까지 들어야 하는 고지사항 등을 강화해 27일 하루에 실시하기로 했다.

    울산 순회경선 경선에 참여해달라는 지도부의 '간곡한' 입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세균 후보 측은 권리당원에게는 재투표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울산 종하체육관에 나타났다가 돌아갔고, 김두관 후보는 현재 경선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관계자들과 회의 중인 상황이다. 손학규 후보는 현재 울산에서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