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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추종하는 반군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휴전 합의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17시간짜리 마라톤 협상의 결실이다. 협상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함께 프랑스, 독일 정상이 참석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1일 오후 8시 15분부터 무려 16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휴전에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 친러 반군,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실무 대표들도 별도의 회담을 갖고, 4개국 정상이 합의한 평화안에 서명했다.
4개국 정상이 합의한 평화안에 따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교전은 오는 15일부터 중단된다. 탱크, 장갑차 등 중화기는 17일부터 시작, 2주일 이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은 크림 반도 동부 지역에 다양한 복지혜택과 지원을 펼치고, 지방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협상이 끝난 뒤 평화안에 서명한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협상으로 희망의 빛이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고, 친러 반군 리더인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는 “이번 합의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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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를 끝낼 수 있는 이번 협상에서는 시간만 오래 걸린 것이 아니라 갈등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회의 중 연필을 부러뜨릴 정도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분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연필을 두 동강 낸 뒤 손에 들고 있는 사진은 현장 취재 중이던 기자의 SNS에 올라온 뒤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지며 화제가 됐다.
푸틴 대통령과 포로센코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서로에 대한 불평 섞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간의 ‘평화안’이 체결됨에 따라 1년 가까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 ‘평화안’이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정부, 친러 반군의 상당한 자제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에도 OSCE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 반군, 러시아 간에 ‘휴전 협정’을 체결했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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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를 마무리 지을 ‘평화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가 서명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러시아와 EU 간의 극한 대결을 우려했던 세계 금융계는 즉각 반응을 보였다. EU 각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크림 반도 교전 재발로 금융위기를 맞은 우크라이나에 175억 달러(한화 약 19조 4,000억 원)의 구제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