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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테러범 김기종(55)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이적표현물 소지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공소장에서 제외돼,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2차장검사)은, 살인미수와 외교사절폭행, 업무방해 등 세 가지 혐의로 김기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측은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김씨가 사전에 범행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실행에 옮긴 점에서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결론 냈다.
반면, 김기종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과 마찬가지로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은 경찰은 지난달 김기종이 거주한 사무실 겸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정일이 집필한 ‘영화예술론’,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기관지인 ‘민족의 진로’, 주체사상 학습서 ‘정치사상 강좌’ 등 이적표현물을 압수했다. 때문에 검찰이 김기종에 대해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를 추가 적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김기종은 지난달 5일 오전 7시38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해, 마크 리퍼트 대사의 오른쪽 얼굴과 목 등을 향해 수차례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기종은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목을 겨냥해 준비한 흉기를, 4차례 이상 내리찍듯이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뺨과 아래턱 부위에 길이 11㎝, 깊이 1∼3㎝의 자상과 왼쪽 아래팔 부위 관통상 등을 입었으며, 신경과 인대 등이 훼손돼 긴급 수술을 받았다.
당시 리퍼트 대사의 수술을 집도한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은, 수술 후 브리핑에서 “자상의 깊이가 조금만 더 깊었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며, 부상 정도가 위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리퍼트 대사의 목 쪽 경동맥 1~2㎝ 위까지 상처가 났고, 상처의 깊이가 광대뼈 쪽 5㎜부터 턱 밑 쪽 3㎝까지 목 부위에 가까워질수록 깊어져 경동맥 손상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이 높았다”며,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살인의 범의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