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쿠데타 연루’ 혐의로 6만 명 이상 숙청…관영 매체 “美정부, 쿠데타 묵인” 주장
  • ▲ 지난 20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알 자지라'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레제프 자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 인터뷰보다 대통령궁 내부의 사치스러움이 더욱 눈길을 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 지난 20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알 자지라'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레제프 자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 인터뷰보다 대통령궁 내부의 사치스러움이 더욱 눈길을 끈다.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5일(현지시간) 일어난 ‘6시간 쿠데타’를 이유로 6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숙청한 터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이번에는 쿠데타 배후에 외국 정부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 눈총을 받고 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카타르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정부가 이번에 실패한 쿠데타에 관여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쿠데타에 연루된 외국 정부가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페툴라흐 귈렌의 테러조직원들이 다른 국가를 등에 업고 설칠 때도 우리는 참았다”면서 “그들(외국 정부)의 음모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 서방 국가 가운데 한 곳임을 암시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이번 쿠데타를 ‘테러’라면서 “최근 프랑스에서도 여러 차례 테러가 일어난 것처럼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하지만 대규모 숙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듯 “우리 정부는 쿠데타 연루자들을 법의 범위 내에서 처리할 것”이라면서 “터키의 민주주의는 현재 위협받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이후 대규모 숙청을 하는 과정에서 21곳의 방송국 면허를 취소하는 등 ‘언론탄압’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나는 절대 언론을 탄압하지 않는다”면서 “일부 언론에 대한 조치는 그들이 나와 나의 가족들에 대해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면서 쿠데타를 조장했던 결과”라고 변명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또한 EU 회원국들 사이에서 터키 정부가 쿠데타 연루자들을 ‘처형’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점을 의식한 듯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을 얼마나 강화할 것인가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사형 집행’을 부활시키는 것이 ‘국민들의 여론’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알 자지라’ 인터뷰 내용은 EU 회원국들로부터 냉소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쿠데타가 일어난 과정과 진압되는 과정, 그 직후 에르도안 정권이 자신의 반대 세력들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 때문에 EU 회원국들은 에르도안 정권이 케말 아타튀르크가 세운 ‘신정분리 근대국가’ 체제를 버리려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여기다 에르도안 정권을 지지하는 터키 관료들과 관영 매체들이 “이번 쿠데타의 배후에 美정부의 묵인과 방조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 또한 터키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