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꺼져가는 불씨 살리려 '장외 필리버스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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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반대에 앞장서 온 국민의당이 온라인에서 '장외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네티즌들을 상대로 여론몰이에 나섰다.
국민의당이 각종 수단을 활용하며 사드 관련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진행한 필리버스터가 예상보다 저조한 관심을 받으면서 여론몰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나온다.
필리버스터란 국회에서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말한다. 사드 배치 문제의 경우 국회가 정식 심의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국민의당이 장외로 무대를 옮긴 뒤 필리버스터 형식의 반대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그동안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 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연일 국회 비준동의안 제출 촉구 결의안 동참을 압박한 국민의당은 21일 오전부터 서울 마포당사에 차려진 연단에 22명의 당 소속 의원들이 릴레이로 올라가 반대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은 유튜브를 통해 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내 리베이트 파동 논란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 토론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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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주자로 나선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북핵 위기가 생길 때마다 TV에 늘 나오는 북한 장사정포다. 휴전선 부근에만 수천문이 있지만, 사드로는 요격할 수 없다"며 사드 무용론을 들고 나왔다.
김종회 의원은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가진 상황에서 사드까지 배치하면 전쟁에 말려들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토론에 나선 조배숙 의원 등도 각자 정부의 발표 절차, 사드 실효성을 거론하며 반대 발언을 쏟아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이 유튜브를 클릭하고 함께 해달라. 견해를 말해달라"며 "오늘 하루종일 국민의당 의원들도 종합적 국익과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장외 필리버스터는 생방송 시청자가 평균 100여 명에 불과해 여론전의 성과가 예상보다 형편없다는 낙담이 나온다.
또 당 내부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여론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드배치 반대 집회 등 장외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강경 의견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 국회를 내팽개친 채 길거리 투쟁을 벌이며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거센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어, 사드반대 여론에 불을 지피려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