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후 참모 보고 청취..靑 신중속 기류 엇갈려
  •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다녀온 뒤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사실을 보고받았지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늘 오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귀국한 뒤 오 시장 사퇴와 관련해 보고를 받았으나 별다른 언급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침묵'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개표가 무산된 상황에서 오 시장의 사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참모진 역시 공식적 입장을 자제한 채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오 시장 사퇴가 불러올 정치적 파장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오 시장의 사퇴 여파가 청와대나 정부에까지 미치는 것을 차단하고, 주민투표 무산의 원인을 둘러싸고 계파간 균열 조짐을 보이는 한나라당 내부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한 핵심참모는 "오 시장 자신이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다만, 청와내 내에서는 오 시장의 조기 사퇴 결정에 대해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부정적인 의견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옹호하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쪽은 여권 지도부까지 나서 사퇴를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당보다는 개인의 명예만 생각해 결단을 내림으로써 10월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돼 결국 정권에 부담을 안겼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비록 투표율이 저조해 투표함을 열지는 못했지만 과잉복지를 경계하고 단계적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서울시의 민의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석차 방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원들을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