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1.8㎓ 대역 주인 가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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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역의 주파수 경매가 입찰가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둔 상태에서 KT가 입찰 유예를 신청했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 1.8㎓ 대역 20㎒ 폭에 대한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이 누적 81라운드에서 입찰가를 9천950억원으로 올리자 82라운드에 참여한 KT가 입찰 결정을 한 번 거르기로 했다.
KT와 SK텔레콤은 이날 하루 11라운드의 추가 입찰을 벌여 입찰가를 전날 8천941억원에서 1천9억원 많은 9천950억원까지 올려놓았지만 낙찰자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17일부터 평일 8일간 지속된 주파수 경매에서 KT와 SK텔레콤은 기계적으로 1.8㎓ 대역의 입찰가를 올려 왔지만, KT의 입찰유예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입찰 유예란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가 판단을 1라운드 미루는 것이다. 사업자는 총 2번의 라운드에 한해 입찰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정상적인 라운드에서는 30분 안에 입찰가를 올릴지, 포기할지 결정해야 한다.
KT는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입찰 유예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입찰할 때는 전 라운드 최고 입찰가의 1% 이상 값을 올려야 한다는 규정상 KT가 다음 입찰에 나서면 1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입찰가가 1조원을 넘는다.
KT는 다음 라운드에서 또다시 베팅하면 '입찰가 1조원 넘긴 사업자'라는 상징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입찰에 신중을 기하려고 유예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내주 재개되는 경매에서 1.8㎓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입찰가를 올릴 것인지, 이 대역을 포기하고 다른 주파수를 가져갈지 중 무엇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인지 전략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역시 KT가 어떤 계획을 짤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 안으로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입찰가는 최저경쟁가격인 4천455억원에서 5천495억원 이상 상승한 상태다.
입찰가가 1조원에 육박하자 낙찰자가 자금난을 겪게 되는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고액 낙찰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통신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경매를 29일 오전 9시에 83라운드부터 속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