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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10월26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전면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친박(親朴)계 인사들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이번 선거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는 데 한 가지 단서가 붙어 있다.
‘보궐선거가 지난 24일 서울시 주민투표처럼 무상급식을 둘러싼 대결구도가 돼선 안 된다’는 것. 친박계 인사들은 “선거가 무상복지 싸움으로 흐르면 박 전 대표가 나설 수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박 전 대표가 10월 선거에서 전면에 나설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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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이번엔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것이다. 지자체 차원의 정책 대결인 무상급식 주민투표와는 달리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흐름을 바꿔놓을 전국적 사안”이라고 했다. 대선을 앞둔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팔짱 낀 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중대 승부처라는 것이다.
또 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당의 공식 요청이 오면 다른 정치적 계산 없이 따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4년여 만에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판단을 한 것은 한나라당 지지층에서조차 박 전 대표가 주민투표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데 대한 비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박 전 대표 지지율이 5%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서울과 보수층의 이반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은 10월 보궐선거가 ‘서울시 주민투표의 재판(再版)’이 되는 데 대해선 “부담스럽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작년 말부터 ‘복지’를 자신의 2012년 대선 공약의 핵심 어젠다로 내놓고 있다. 재정 건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복지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그런 박 전 대표로선 아이들 밥그릇 문제를 놓고 야당과 이념 대결을 펼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대립구도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급식문제를 주민투표에 부치는 것과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거는 것 모두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가 무상급식 2라운드의 양상으로 가기보다는 주민투표의 실패를 인정하고 노선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박 전 대표가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10월 보선을 ‘공짜 복지와의 2차전’으로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친이계와 갈등이 불거질 경우 박 전 대표의 보궐선거 지원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 강한 만큼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