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羅卿瑗(나경원)과 李石淵(이석연)과 범우파(汎右派) 후보 
      
     범우파(汎右派)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몇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누가 단일후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은 비교적 간단하게 정리된다. 
    趙甲濟   
     
     
  • ▲ 이석연 전법제처장(좌)과 나경원의원ⓒ
    ▲ 이석연 전법제처장(좌)과 나경원의원ⓒ
    이석연(李石淵) 전 법제처장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여권(汎與圈) 후보라면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범여권'은 한나라당과 재야(在野) 우파세력을 아우른 개념인 듯하다. 在野 우파 세력은 대한민국 헌법 수호세력으로서 집권세력에 매우 비판적이고 권력을 공유한 적이 없으므로 '범여권'이란 용어는 맞지 않다. '汎右派(범우파)'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 듯하다.
     
     이(李) 전 처장의 말 속엔 서울시장 후보는 한나라당 안에서 나와서는 곤란하고 한나라당과 제야(在野)우파세력을 합친 범(汎)우파 진영의 지지를 받아 뽑혀야(또는 추대되어야) 승산이 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합리적인 문제의식이다.
     
     문제는 범우파(汎右派) 후보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1. 한나라당의 경선을 통하여 나온 후보와 재야(在野)우파가 뽑은(또는 추대한) 후보 사이에 결승전을 하여 단일화를 할 것인가?
     2. 경선을 '한나라당+재야(在野)우파'의 공동주최, 즉 이른바 국민경선식으로 하여 한나라당 의원과 재야우파 대표가 경쟁할 것인가?
     3. 아니면 형식적인 경선, 이른바 전략공천 방식으로 결정할 것인가.
     
     
     범우파(汎右派)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몇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누가 단일후보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은 비교적 간단하게 정리된다.
     
     1. 우파적 가치, 즉 대한민국 헌법의 기본적 가치(反共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 등)를 존중하고 이를 지키기 위하여 투쟁한 경력의 소유자.
     2. 지난 8.24 서울시 주민투표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은 사람.
     3. 여론조사 등을 통하여 汎좌파 후보에 이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밝혀진 인물.
     4. 10.26 선거의 쟁점을, 좌파적 후보를 겨냥한 헌법적 가치 논쟁으로 가져 갈 사람.
     
     현재 유력하게 후보로 거론되는 한나라당의 羅卿瑗(나경원) 의원과 李石淵(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 세 가지 기준 가운데 1, 2 항목에서 득점력이 높다. 李 전 처장은 2004년 헌법재판소에, 노무현 정권의 수도이전 기도를 위헌(違憲)행위로 제소하여 헌재(憲裁)로부터 "헌법 개정 없이 하는 수도이전은 헌법 위반이다"는 역사적 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수도서울'을 지킨 공로가 크다. 나경원 의원은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지난 주민투표 때 가장 적극적으로 낭비적 복지정책에 반대하여 오세훈 시장을 밀었으며 대중적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3, 4 항목이 결정요인이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좌파진영의 후보를 상대로 치열한 이념투쟁을 하여 대한민국 수호 시민들(특히 8.24 투표에 참여하였던 약216만 명)을 궐기시킬 인기 높은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석연(李石淵)씨가 후보를 자원한 것은 '시민후보를 내겠다'고 선언한 뒤 후보를 찾고 있던 우파 진영엔 활로(活路)를 열어준 사건이다. 李 전 처장은 박세일 전 한나라당 의원, 전원책 변호사 등과 함께 우파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박세일씨가 후보를 고사하는 상황에서 李 변호사의 선언이 나왔다. 범(汎)우파 진영이 경선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나경원, 이석연 두 사람은, 박원순씨가 범좌파 후보로 결정된다는 전제 아래서는 최선(最善)이 아닐지라도 현실적 대안(代案)으로 보인다. 두 사람중 후보가 되지 못한 사람이 선대(選對)위원장을 맡는 모습을 보이고 오세훈(吳世勳) 전(前) 시장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가세하는 그림이 그려진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반대로 후보를 내는 과정에서 여론을 무시한 인위적 작용이 가해지면 선거 이전에 범우파(汎右派)는 적전분열될 것이다.
     
     다음주 발표될 여론조사가 汎右派 후보 선정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경원 대(對) 박원순 지지율과 이석연 대(對) 박원순 지지율에서 누가 어느 정도 앞서는가를 보면 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가는 사람을 무리하게 밀어내려면 부작용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