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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이 여성 보좌관들을 주요 의사결정에서 소외시키는 `남성집단(Boys Club)'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견 언론인 론 서스킨드는 오는 20일 출간될 책 `신용사기꾼들: 월가, 워싱턴 그리고 대통령 길들이기(Confidence Men: Wall Street, Washington, and The Education of A President)'에서 전직 고위 여성 보좌관 등 200명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같이 서술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비화 등을 담은 이 책에서 백악관 홍보국장을 지낸 아니타 던은 백악관이 "여성들에게 적대적인 직장으로써 필요한 법적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던 전 국장은 책에 인용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백악관은 적대적인 환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책에 따르면 여성들이 백악관 고위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람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과 래리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 등 남성 동료에 의해 압도당하고 자신들은 열세라고 느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크리스티나 로머는 한 회의에서 서머스 전 NEC 의장에 의해 "밀려났다"며 "내가 마치 고기 조각처럼 느껴졌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던 전 홍보국장은 이런 문제는 2008년 대선 캠페인 기간에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TV 대선 캠페인 광고를 보다가 광고 속에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던은 "여성의 시각을 제공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고 회상했다. 이 광고는 나중에 재촬영됐고, 이때는 여성들도 등장했다.
익명의 한 여성 고위 관리는 "대통령은 진짜 여성 문제를 갖고 있다"며 "래리 서머스나 람 이메뉴얼 같은 `남성집단'의 생각은 정말 공정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11월 여성 보좌관들은 급기야 자신들이 회의에서 배제되고 무시당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에게 항의하기도 했다고 이 책은 기술했다.
책은 서머스 전 NEC 의장과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간 경쟁 관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했다.
또 백악관이 때로 분열되고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저자인 서스킨드는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1995년 월스트리트 저널 소속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대외관계와 안보 정책과 관련해 일련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