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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된 저축은행 3개에서 대규모 불법대출을 해준 일산 고양터미널 사업을 ‘아시아신탁’이 관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신탁은 2008년부터 일산 백석동의 고양터미널 부지 2만9,000㎡와 터미널 준공 시 상업시설 분양 수익권을 신탁관리(대출 담보물의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지의 형식상 소유권은 신탁관리 계약에 따라 아시아신탁에 있다.
고양터미널의 부동산담보신탁계약에는 시행사인 종합터미널고양㈜, 시공사인 현대엠코, 그리고 사업비, 영업비 등을 빌려준 에이스․제일․제일2저축은행 등이 연관돼 있다.
고양터미널 사업에는 제일․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이 사업부지 매입, 운영비 명목으로 대출을 해줬으며 인성저축은행과 늘푸른저축은행은 공사대금으로 각각 32억 원, 14억 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신탁 측은 "고양터미널이 사업 부지에 대해 발행한 수익증권을 담보로 받아 관리하고 있다. 여러 신탁관리 사업의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신탁 측은 "90%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분양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다음달 말 준공돼도 제대로 분양이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현재 대형마트 1곳 정도만 분양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양터미널 측도 "관계회사(공동사업자) 명의로 차입한 자금에 대해선 해당 관계회사와 대표이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았으며, 회사명의 차입금과 관련해 전․현 대표이사의 인적보증도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시아신탁이 부산저축은행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정황이 있음에도 금융당국 조사에서는 별 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고, 여기에 다시 부실 저축은행의 불법대출사업과 관련된 ‘접점’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아시아신탁은 2010년 6월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전체 자본금 100억 원 가운데 9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 가운데 26억 원은 KTB자산운용이 대주주인 ‘글로벌리스앤캐피탈’이 되산 것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10년 7월에는 금감원이 아시아신탁 감사를 불러 ‘부산저축은행이 위험하다며 투자금을 빼라’고 한 것이 <SBS>의 취재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아시아신탁은 2007년 설립 당시 김종창 前금감원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참여하는 등 재무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김 전 원장의 부인 명의로 보유한 이 회사 지분 4%(4억원)를 차명 관리했다는 의혹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1일 검찰은 아시아신탁 관계자를 소환조사하기도 했다.금감원은 앞서 아시아신탁이 부산저축은행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올해 말로 예정됐던 정기검사 일정을 지난 7월 20일로 앞당겨 검사를 마친 바 있다. 이때 금감원은 아시아신탁에서 몇몇 위규사항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관계자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는 올해 연말까지는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밝히고 있어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