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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다시 억지도발을 시작했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부수려는 자를 잡았다고 기자회견을 열더니 마침내 이를 조직적인 테러로 규정하며 주모자들을 엄중처벌할 것을 과격한 언어로 발표한 것이다. 덧붙여 대북 테러 주모자들을 엄중 처벌하지 않으면 새누리당 의원 등을 처단하겠다는 사실상 테러 협박을 가해 왔다.
그동안 북한 김정은의 웃는 얼굴을 살피고 그의 부인 리설주의 패션이나 분석하던 이들에겐 충격이었을 거다. 개혁, 개방은 없다고 외친 북한의 이어진 강도 높은 도발은 화해 제스쳐를 기대하며 김칫국을 잔뜩 마셨던 정부나 언론들에게 모두 일장춘몽일 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남음이 있었다.
31일 북한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른바 동까모(동상을 까부시는 모임)가 김일성 동상 파괴를 시도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책임있는 주모자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동상을 부수는 행위에 대해 “미국과 괴뢰패당의 특대형 테러행위는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극악무도한 도전이고 공화국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국제법에 대한 엄중한 위반”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성명에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실현되지 않는 경우 특대형 테러를 비롯한 반공화국 파괴암해음모와 주민들에 대한 유인, 납치행위에 가담한 범죄자들에 대한 처단을 비롯한 상응한 조치들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들은 처단 대상으로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전 통일교육원 원장), 김영환 북한민주화운동가,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을 지목했다. 이들을 배후조직이라고 본 것이다.
그 협박 수준도 상당히 위협적이다. “조직자, 가담자들을 온 지구를 다 뒤져서라도 절대로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괴로보수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의 처단 경고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만행”이라면서 “탈북민들에게 백주에 테러를 선포했다”고 분개했다.
조 의원은 “북한 정권의 폭정과 압제, 테러에 맞서 세계 양심이 단호히 일어 설 것”을 호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자신을 배후로 지목한 북한을 비웃으며 “북한이 교화된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은 탈북자 전영철이 동까모의 지령을 받고 김일성, 김정일 관련 동상과 기념비를 파괴하려 했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공개하고 남한과 미국을 비난했다.
정부는 “북한이 일부 북한 이탈주민과 관련해 유인, 납치, 테러 범죄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미 밝힌 바 있듯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자. 우리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있지도 않은 김일성 동상 폭파사건을 눈앞에 두고 북한주민들이 광분하는 모습이 보이는가. 대한민국에서 축출되는 종북세력을 지원하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를 불신하게 하려는 그들의 술책이 보이는가 말이다.
남한은 물론 미국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국가적 테러라고 선언하는 건 또 어떤 이유인가. 국제사회에서 매장되고 있는 북한이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악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과 경쟁하거나 대립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이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표현은 또 얼마나 과격한가. 김영환을 ‘추악한 변절자’라고 불렀고, 반공화국모략테러단체들을 즉시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인간쓰레기들을 돈으로 매수해 범회행위에 내모는 비열하고 무모한 놀음을 걷어치우라고 충고도 했다. 웃음 밖에 안 나오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리명박쥐새끼무리들’이라고 표현했다. 이게 상식적으로 국가차원에서 한 국가의 수장에게 할 수 있는 발언인가. 이들에게 무슨 대화를 하자는 얘긴가.
성명에는 “우리의 최고존엄과 제도, 인민을 감히 해치려드는 자들은 그 어디에 있든 무사치 못할 것이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무자비한 징벌을 면치 못한다”고 돼 있다. 딱 봐도 북한 주민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술수라는 게 드러난다.
햇볕정책? 다 집어치워라. 그들에겐 국제적 약속이나 도의적 책임, 양심이란 게 없다. 최소한 말이 통해야 대화란 걸 할 게 아닌가.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맞다면 당사자인 우리의 면전 앞에서 거짓을 말한다.
주민 선동의 한 방편으로 한국에게 거짓사건을 만들어 도발한다.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으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개혁·개방은 없다는 조평통의 말이 옳다. 우리는 봄바람 기대하지 말고 경계태세나 갖추자. 뒷통수 맞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믿어야 할 사람을 믿어야 하고 대화도 상대를 봐 가면서 해야 한다. 오랜만에 말하는데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우리는 몽둥이만 잘 다듬고 있으면 된다. 덤비지 못하게. 혹은 슬쩍 덤벼도 수십배로 때려줄 수 있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