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정치적 성향 띨 경우 '대중선동가' 될 우려 있어'대중 편가르기'에 나설 자격이 과연 이들에게 있는지..
  • ▲ 배우 유아인   [사진=유아인 트위터]
    ▲ 배우 유아인 [사진=유아인 트위터]

    영화나 드라마, 가요 등 연예산업은 어느덧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이루는 기간산업(基幹産業)이 됐다. 직접적으로는 문화 콘텐츠의 수출로 외화벌이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고, 간접적으로는 관광 수입의 증대나 국가 이미지 제고 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질적으로 한류스타들이 다녀간 장소는 관광 명소가 되고, 입었던 옷은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등장할 정도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곧장 산업과 직결되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영역이 경제 분야를 넘어서 정치에까지 이르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정치에 야망이 있는 연예인의 경우, 직접 선거에 참여하거나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치적인 소신이 있다 하더라도 직접 일선에서 뛰지 않는 한, 이런 생각과 주장을 관철시킬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양상이 달라졌다. 트위터나 미니홈피 등 각종 SNS가 발달하면서 연예 활동을 유지면서도 자연스레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기회가 많아진 것.

    특히 파워트리안으로 불리는 일부 연예인들은 SNS를 통해 정치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선거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만큼 성장했다.

    굳이 선거에 영향을 주진 않더라도 특정한 정치세력을 형성하는데 일조하는 연예인들도 다수 있다. 배우 김여진이나 코미디언 김미화 등은 이른바 좌파세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연예인들로 꼽힌다.

    인터넷에서 소위 '소셜테이너(socialtainer)'로 불리는 이들은 막강한 '입심'을 이용해 직·간접적인 정치 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이들의 발언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결집하기도 하고, 특정 행위에 동참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효리의 경우 정치적 성향은 보이지 않으나 동물보호운동 등 다양한 사회 활동에 적극나섬으로써 온라인에서 모아진 힘을 오프라인으로 실현시키는 '행동파 연예인'으로 유명한 인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하던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퇴' 입장을 밝히던 날, 이들 소셜테이너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유아인은 "안철수 비난한 것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만족스럽냐.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것은 야권 또한 마찬가지다"는 글을 게재해 논란을 부추겼다. 이 글 외에도 기존 정치권을 비난하는 글을 수차례 올린 유아인은 이틀간 포털검색어 순위 1위를 고수할 정도로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제동은 안철수가 사퇴 표명을 한 직후 트위터에 은유적인 표현으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살면서요. 당구 치다가요. 멍하니 텔레비전 본 것도 처음이구요. 울컥한 것도 처음이구요.많이 외로웠을건데 싶었구요.낙엽이 땅을 데워 봄꽃을 만든다네요.되게 유치한 말이다 싶었는데 이제서야 좀 알겠네요.봄길을 연 그 마음.잊지 않고 꽃 피울께요."

    한편 간접적으로 심경을 드러낸 김제동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분노를 드러낸 유아인은 네티즌들로부터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일부는 '소신있는 발언이었다'며 극찬을 아까지 않는가하면, 일부는 '연예인으로서 지나친 정치개입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통적인 반응은 유아인의 발언이 '너무 직설적이었다'는 평가다. 아무리 개인적인 견해가 있다하더라도 다수의 팬들이 접하는 트위터에 정치적 성향의 글을 올리는 것은 차기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자제를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주통합당은 유아인의 멘션을 토대로 논평을 작성하는 등, 이번 사안을 선거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 트위터 논란으로 유아인에 대하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유아인을 바라보는 대중이 그를 열렬히 지지하거나 아니면 혐오하는 두 부류로 나뉘게 됐다는 것. 대중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삶을 영위하는 배우가 '연기'가 아닌 '정치적 성향'으로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 유아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앞으로 정치인의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도 있을 텐데, 자신과 대척점에 있는 정치인 역할을 과연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행동반경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