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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는 현상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그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개연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남서부 연구소(SWRI)의 로렌츠 로트 박사는 1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진행 중인 미국 지구물리학 연합(AGU)의 가을 총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로트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학술 심포지엄 발표를 통해 연구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허블 우주망원경(HST)으로 촬영한 유로파의 자외선 방출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위성의 남반구 지역에서 거대한 물기둥 2개가 각각 200km 높이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수소 원자와 산소 원자가 방출하는 특징적인 스펙트럼이 강해지는 징후를 포착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런 물기둥 분출 현상은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났으며, 일단 발생하면 7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 현상은 유로파가 목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생겼으며, 목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점으로 미뤄 볼 때 이 현상은 유로파와 목성 사이의 거리에 따라 유로파의 표면에 덮인 얼음이 갈라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마치 지구와 달이 서로에게 힘을 미쳐 '밀물-썰물'이라는 현상이 생기듯이, 목성과 힘을 주고받는 유로파 표면의 특정 지역에서 얼음에 틈이 생겨 그 바로 밑 '바다'에 있는 물이 뿜어져 나온다는 해석이다.
이에 앞서 2005년에는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더스에서도 표면에 덮인 얼음 사이에 난 좁은 틈새로 고압의 수증기가 분출하는 현상이 관측된 적이 있다.
로트 박사 등이 쓴 연구 논문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가 확정됐으며, 인쇄본 게재에 앞서 주요 논문을 온라인 속보로 미리 소개하는 '사이언스 익스프레스'에 이날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