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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가 2016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한다던 당초 계획을 일부 수정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015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9,800명 선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美정부는 당초 2015년 12월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을 5,000명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美백악관 측은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미군 사령관의 요청에 따라 현재 주둔 병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美정부는 또한 아프가니스탄 보안군이 35만여 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훈련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美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병력 철수를 연기한 것은 테러조직 ISIS가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도 발호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테러조직 ISIS가 아프가니스탄 내부에서도 활동할 것이라는 우려는 2014년 10월 말 파키스탄 탈레반(TPP)이 ISIS에 충성맹세를 할 때부터 제기됐다. 이때 파키스탄 탈레반과 ISIS는 “아프가니스탄의 전사들도 ‘이슬람 국가(IS)’를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존 캠벨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도 “ISIS 지지 세력이 전 세계적으로 많아지는 상황에서 미군 병력을 5,000명까지 줄일 경우, 지금도 전투가 벌어지는 칸다하르州와 잘랄라바드州의 미군 기지를 폐쇄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제2의 이라크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시한 바 있다.
이는 테러조직 ISIS가 이라크-시리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발호하게 된다는 뜻이다.
美언론들도 “미군이 특별한 대책 없이 철군하면 아프가니스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계속 제기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철수 연기’ 결정으로 미군은 2015년 말까지는 현재 수준인 9,800여 명이 그대로 머물게 됐다. 칸다하르와 잘랄라바드의 미군 기지도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2017년 1월 임기를 마칠 때는 1,000명 안팎의 병력만 남기고,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전면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현지 언론들은 美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때문에 이대로 라면, 2015년 아프가니스탄 미군 유지 계획은 ‘임시처방’에 불과하게 되고, 결국 2017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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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뇌부는 테러조직 ISIS를 완전히 소탕하는 데 최소한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美안보 전문가들은 ISIS를 소탕한 뒤에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와 이라크 수니파 민병대 간의 충돌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파키스탄 탈레반까지 분쟁을 일으키면, 재정절벽에 처한 현재의 미군 전력으로는 이들을 제대로 진압하기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북아프리카와 이라크, 시리아 지역, 아덴만 인근, 아라비아 반도 일부, 호라산 지역의 ISIS 조직들까지 연대해, 중동에서 서남아시아, 인도 서북부 지역을 잇는 거대한 지역이 ‘테러조직 벨트’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