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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저가항공사 ‘저먼윙스(German Wings)’ 여객기 추락이 부조종사의 ‘의도적 추락’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추락 지점에서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수사 중인 프랑스 마르세이유 검찰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여객기의 부조종사가 조종실 문을 잠그고 여객기를 고의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신들이 전한 프랑스 검찰 관계자의 이야기다.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의 충돌 직전 30분 동안 기록을 분석한 결과, 조종사(기장)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부조종사가 조종간을 넘겨받아 여객기 하강 버튼을 눌렀다. 이는 (누구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인 행동이었다.
당시 부조종사는 다이빙하듯 고의적으로 (알프스 산맥을 향해) 항공기를 하강시킨 것으로 보인다. 충돌 10분 전까지 기장이 조종실로 들어가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렸지만 조종실 내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부조종사의 숨소리만 들렸다.”
프랑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조종실 음성녹음장치 기록으로 볼 때 ‘저먼윙스’의 여객기 추락은 ‘의도적 추락’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부기장은 기장이 잠깐 화장실로 간 사이 여객기의 자동조종장치 고도를 3만 8,000피트에서 100피트(약 1만 2,300m에서 30미터)로 재설정했다고 한다.
이런 행동으로 150명을 사망케 한 부조종사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도 아니었다고 한다. 프랑스 검찰이 검토한 조종실 안에서 녹음된 기록을 보면, 부기장과 기장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거나 부기장에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조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저먼윙스’ 소속 에어버서 A320 여객기 4U9525편은 지난 24일 오전 10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을 출발,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했다. 이륙 후 순항고도(지상 약 1만 2,000m)에 오른 여객기는 자동운항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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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기장이 “화장실에 다녀올테니 조종간을 맡으라”고 말하는 소리,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나온다. 기장이 조종실에서 나간 뒤 부조종사는 여객기 자동운항 장치의 하강 버튼을 눌렀다. 프랑스 검찰은 “실수나 사고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단정했다.
이후 기장이 돌아와 조종실 문을 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세계 항공사들이 공중납치를 막기 위해 보안을 보강한 조종실이어서 더더욱 열기 어려웠다. 여객기가 알프스 산맥으로 추락할 때까지 8분 동안 부조종사의 숨소리는 정상적이었다고 한다.
조종실에서는 프랑스 남부의 항공관제탑에서 연락을 시도하는 소리들이 연이어 들렸다. 주변에 있던 여객기에서도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부조종사는 아무 응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승객들은 여객기가 2000m 높이까지 하강하는 동안 아무 것도 알지 못했고, 700km/h가 넘는 속도로 알프스 산맥에 충돌하기 직전에야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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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끔찍한 일을 저지른 부조종사는 올해 28살의 안드레스 귄터 루비츠(Andreas Guenther Lubitz)로 독일인이다.
‘저먼윙스’에는 2013년 입사했고, 630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다. 조종사 훈련을 마친 뒤 11개월 동안 승무원으로 일하다 이번에 추락한 A320 여객기의 부조종사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안드레스 퀜터 루비츠가 테러리스트라는 정황이나 증거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물론 독일 정부도 여객기를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부조종사는 물론 조종사와 승무원 4명, 150명의 승객들에 대해 조사를 했지만, 테러와 관련된 증거나 정황은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