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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고 있는 ‘이란 핵협상’이 당초 시한인 31일(현지시간)에서 하루 더 연장됐다. 하지만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간의 의견은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현재 로잔에서 회의를 벌이는 중인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정부 대표단의 소식을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각국 외교장관 가운데 왕 이 中공산당 외교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위스 로잔에 남아 이란과의 핵협상에 임하고 있다.
외신들은 스위스 로잔에서 이뤄지는 ‘이란 핵협상’이 아직 깨지지 않았다는 데 상당한 의의를 두는 모습이다.
美국무부는 협상 시한을 하루 연장한 데 대해 “아직 몇 가지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난 며칠 사이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과 모든 핵심쟁점에서 합의에 이르렀다. 곧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며 희망 섞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 대표단의 반응을 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의 평가는 지나치게 긍정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올 법 하다.
무하마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언론들과 만나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이란의 핵 권리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합의를 위한 합의는 필요없다”고 말해, 무조건적인 양보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현재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이란 간에는 몇 가지 사안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이란의 농축우라늄 해외반출, 이란 핵시설 동결 기간,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을 위한 원심분리기 숫자 한도 조정, IAEA의 주기적인 핵시설 사찰 등을 놓고 여러 가지 제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이란은 서방 국가들의 對이란 경제제재의 신속한 해제, 핵 관련 시설 현상유지, 고농축 우라늄 보유 등의 조건을 고집하고 있다. IAEA의 핵시설 사찰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란 핵협상의 ‘막판 진통’은 오바마식 외교 전략과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중론(衆論)’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동맹국들의 격려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핵협상을 추진했다. “3월 말까지 이란과의 핵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공언도 오바마 대통령의 말이었다.
이란 핵협상의 결과는 한국과 한반도 주변국에도 커다란 숙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오바마식 핵협상이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의 주장처럼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경우, 김정은 집단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갑작스럽게 강경 일변도로 돌아서거나 또는 이란에 대해 했던 실수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4년부터 이어졌던 ‘KEDO(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의 실수를 반복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