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진) 어려보여요"
"(소녀시대) 그런 거 기사로 많이 써주세요. 호호"
한때 걸그룹의 대명사로 불리던 소녀시대가 어느덧 데뷔 9년차 중견 가수가 됐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고 외치던 멤버들의 나이도 이젠 결코 어리지 않다. 가장 나이가 어린 서현도 스물 다섯. 나머지는 대부분 이십대 후반으로 접어든 어엿한 '숙녀'들이다.
"난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예요"라는 '성인식'의 가사처럼, 멤버들 각자가 여성으로서 '완숙(完熟)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열애설 기사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돼 버린지는 오래다. 얼마 전엔 멤버 중 한 명과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는 '성장통'도 겪었다. 외적인 변화 만큼, 내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엿보인다. -
8인조 완전체로 돌아온 소녀시대
명불허전, '원조 걸파워' 과시
지난해 2월 정규 4집 'Mr. Mr.'를 발표한 뒤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걸그룹 최고참 소녀시대가 '완전체'로 돌아왔다.
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소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야외수영장 오아시스에서 신곡(PARTY) 쇼케이스와 기자회견을 자청한 소녀시대는 "오래 기다렸고 오랜 기간 준비한 앨범"이라면서 "다시 연습생이 된 기분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역시 소녀시대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지만, 소녀시대적인 노래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노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지난 1년여간 소녀시대가 갈고 닦은 건 역시 음악이었다. 의상이나 안무 등 외적인 부분도 중요했지만 소녀시대는 '가수'라는 본질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다. 비록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만류(?)로 빛을 보진 못했지만, 멤버들 각자의 컴퓨터 안엔 주옥 같은 습작들이 담겨 있다.
스스로 노래를 만들고 가사를 붙이면서 음악에 대한 내공을 키운 멤버들은 이번 싱글에 각자의 감성과 느낌을 제대로 녹여냈다. 이전보다 훨씬 그루브해진 보컬과, 절도 있는 안무가 소녀시대의 달라진 면모를 확인케 하는 요소. -
안무 대열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제시카의 이탈로 멤버가 8명으로 줄어든 소녀시대는 특정 멤버가 센터로 가지 않고, 2명씩 순차로 전면에 서는 '8인조 안무'를 구성했다.
그러나 소녀시대는 멤버 수가 줄어든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안무 대열을 짤 때 변화가 생겼을 뿐, 오히려 내부적으로 좀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
지난해 제시카가 탈퇴한 사건으로 인해 오히려 팀워크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소녀시대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가 바로 자신들을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시카의 탈퇴가)좀 더 똘똘 뭉치고 강해지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한곡만 보여드리는 게 아쉬워 3곡을 연달아 내놓게 됐죠. 저희끼리 더 강해진 것 같아요.
-
소녀시대는 1세대 원조 걸그룹으로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데뷔 초 온통 남자 아이돌 투성이었던 가요계에서 꿋꿋이 활동을 전개했던 소녀시대는 걸그룹 전성시대가 도래한 요즘,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컴백을 앞두고 있는 원더걸스와의 선의의 경쟁조차도, "반갑고 기쁘다"는 게 소녀시대 멤버들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원더걸스는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너무나 친한 동료죠. 너무 반갑고요. 사실 이번 활동 시기에 많은 걸그룹과 활동 기간이 겹치는 데요. 데뷔 초엔 남자 아이돌이 많아서 여자 아이돌 그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이렇게 많은 걸그룹들이 주목을 받고 함께 활동을 하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한편, 소녀시대는 10일 KBS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11일 MBC ‘쇼! 음악중심’, 12일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차례로 컴백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다음은 소녀시대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전문 -
- 일단 컴백하게 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그만큼 오래 기다렸고, 오랫동안 준비한 앨범이에요. 며칠 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조차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다시 연습생이 된 기분으로 준비를 했어요. 예전에는 앨범을 준비할 때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엔 여유있게 생각도 많이 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했어요.
- 이번엔 세 곡으로 활동하시죠?
▲어느 한 곡도 놓치기 싫었어요. 다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일단 여름색과 가장 가까운 '파티'라는 곡을 먼저 들고 나왔어요. -
- 원더걸스가 컴백한다는 소식도 들리고, 최근 많은 걸그룹들이 나오고 있는데, 특별한 각오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너무나 기다려왔던 활동이에요. 항상 시즌에 맞춰 나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딱 맞아서 너무 좋아요. 원더걸스는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팀이라 너무 반갑죠. 아주 친한 동료예요. 사실 이번 활동 시기에 많은 걸그룹과 활동 기간이 겹치는 데요. 데뷔 초엔 남자 아이돌이 많아서 여자 아이돌 그룹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이렇게 많은 걸그룹들이 주목을 받고 함께 활동을 하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답니다."
- 왜 여름에 나오기로 한 건 가요? 어떤 점을 어필하고 싶었는지?
▲컴백 관련해 회사와 상의를 많이 했어요. 멤버들끼리는 평소에도 여름에 나오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죠. '소원을 말해봐' 이후 처음으로 여름에 앨범을 내게 됐는데요. 밝고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여름을 택하게 됐어요. 신나게 파티하는 기분으로 컴백을 하게 됐습니다. -
-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하면서 수영복신이 화제가 된 것 같습니다. 노출을 하기 전, 몸매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합니다.
▲뮤직비디오를 태국 코사무이에서 찍었는데요. 여름 활동 곡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곡의 분위기에 맞춰 입은 옷 중의 하나가 수영복이 됐을 뿐입니다. 딱히 여름이니까 노출을 해야지 하고 비키니를 입은 건 아니에요. 워낙에 소녀적인 이미지를 보여드리려고 했던 그룹이라 이런 작은 변화에도 큰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네요.
- 몸매 관리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해요.
▲잘 먹고 잘 자고 잘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유산소 운동도 많이 하고 필라테스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나요? 공개된 티저 영상을 보면, 이미지가 다 다르더라고요.
▲촬영을 다 마치고 결과물을 보고 순서를 정하기로 했어요. 뮤직비디오 컨셉트에 따르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어요. 팬들 몰래 하기 위해서 숨기기도 하고, 가발이나 모자를 쓰고, 철통보안으로 비밀 유지를 하면서 저희끼리 이벤트를 했어요. 그런데 결국 다 공개가 됐네요.
- '런닝맨'을 촬영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또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고 싶은지 알고 싶습니다.
▲소녀시대가 '완전체'로 나가는 게 바로 '레전드'죠. 제대로 8명을 세트로 불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런닝맨' 끝나고 우황청심원을 먹었어요. 오랜만에 예능 프로에 나가서 그런지 정말 긴장을 많이 했어요. '주간 아이돌'에 나가 보고 싶고요. 올리브TV의 '오늘 뭐 먹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도 싶어요.오는 화요일 9시에 방송되는 온스타일 '채널 소녀시대'에선 8명의 깨알 같은 깨방정을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들이 어떻게 노는지, 뭘 먹고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고스란히 나올 거예요. 개인적으로 유리의 개그 본능이 많이 나올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너무 이상한 거 캡처하지 말아주세요.
-
- 공개 연애를 밝히고 나서 처음으로 내는 앨범인데요. 이런 점이 영향을 주진 않았나요?
▲전혀 연관성은 없어요. 그저 소녀시대의 그룹 색깔에 맞춰서 이번 곡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제시카의 탈퇴가)좀 더 똘똘 뭉치고 강해지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한곡만 보여드리는 게 아쉬워 3곡을 연달아 내놓게 됐죠. 저희끼리 더 강해진 것 같아요.
- 멤버들이 직접 앨범 제작에 참여하진 않았나요?
▲저희 팀 내에도 작사 작곡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각자 컴퓨터 안에만 저장돼 있어요. 회사가 저희 곡을 허락하지 않고 있어서요. 호호.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 목표가 있다면?
▲"역시 소녀시대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지만, 소녀시대적인 노래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노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 멤버가 8명으로 바뀌면서 보컬이나 퍼포먼스에서도 변화가 좀 있었을 텐데요.
▲안무는 홀수로 돼 있으면 쉽게 짤 수 있어요. 그런데 짝수인 경우엔 특정 멤버가 센터를 잡아주지 않고 2명이 같이 전면에 나서요. 이건 영업비밀인데…. 각자의 매력을 다 보여드리도록 노력했어요.
[사진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