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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집권한 뒤부터 북한에서 군의 사회적 위상이 추락, 주민들은 만족해하는 반면 인민군 내부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8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이날 보도에서 “한때 ‘마적대’ ‘토벌대’로 불리던 북한군의 불명예스러운 명칭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과거 군복만 입으면 만능갑옷을 입었다고 우쭐대던 군대들이 요즘 조용해졌다”면서 “길거리 약탈, 주택털이범도 상당수 사라졌다”고 전했다.
중국을 찾은 평안남도의 다른 소식통 또한 “1990년대 이후 도로에서 차를 막고, 가축을 훔쳐가는 군대가 많았는데 몇 년 사이에 눈에 띠게 줄었다”면서 “김정은이 1970년대처럼 노동당 우선 정치를 하면서 민간에 해를 끼치는 군 범죄자들을 엄벌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집권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황해남도를 시찰하러 갔다가 한 가정집에 열쇠가 3개 달린 것을 보고 이유를 물은 뒤 ‘인민군의 습격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서는 군대 약탈자를 엄벌에 처하라는 지시를 내렸던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주민을 약탈하는 군인들을 엄벌에 처하라는 명령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이처럼 약탈이 줄어들지는 않을 터. 앞서 언급된 소식통의 이야기에 그 비밀이 숨은 듯 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평양 여명거리 공사에 경보병 부대 병사들도 대거 투입됐다”면서 “북한에서도 꽤 알려진 특수부대인데 건설에 동원되자 지휘관들의 볼이 부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과거 선군정치의 영광과 특혜를 잊지 못하는 소장파 군인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특히 여단장, 사단장급 지휘관 가운데는 선당정치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의 말대로라면, 김일성 집권 말기와 김정일 집권기 동안 북한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았던 인민군 관계자들이 노동당 인사들은 물론 일반 주민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뜻이 된다.
특히 과거 한때 장성급 대접을 받았다는 ‘경보병 부대’ 병사들까지 건설현장에 동원됐다는 것은 김정은이 이들을 ‘고급인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어서 눈길을 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평안도 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김정은이 집권 후 군부의 권력을 뺏기 위해 노동당 간부들을 군부에 배치하고, 군부가 갖고 있던 ‘외화벌이 사업권’을 빼앗아 노동당과 내각에 나눠주는 식으로 인민군의 권력을 약화시켰던 사실을 언급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은 인민군에서부터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