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승리 위해 결심" 주장... 문 전 대표와 '교감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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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외인사로 당내 세가 약한 김 전 위원장이 느닷없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금의 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 끝없는 고뇌가 밀려왔다"며 "만약에 패배한다면 그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심했다"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정한 대선관리는 당대표의 지극히 마땅한 의무일 뿐이며, 이번 당대표는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승리공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당대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준비된 더불어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고 국민이 승리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의 출마로 일단 이번 전대는 추미애, 송영길 의원 등 3파전 구도로 형성됐다.
최근 문심(文心) 잡기에 몰두하고 있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은 예상치 못한 김 전 위원장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김 전 위원장이 친문(親文·친문재인)세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추미애-송영길 두 후보를 겨냥해 "우리당에는 많은 좋은 후보들이 있고 그 분들에게 충분한 능력이 있지만 상대를 압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선제공격을 퍼붓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문 전 대표와의 교감을 통해 출마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문세력이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김상곤 대타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참패 당시 혁신위원회를 구성, 자신의 측근인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김상곤 전 위원장은 당시 혁신을 빌미로, '문재인 사퇴'를 요구하는 비노(非盧·비노무현)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에 나서면서 위원장직 자질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혁신위가 매번 기대에 못미치는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결국 비노계 의원들의 탈당 러시는 물론 야권의 분당 사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분열을 촉발시킨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핵심은 문 전 대표의 의중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문 전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다면 친문세력의 당권장악 시나리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