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서 아동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사형을 당한 공군 사병이 14년 만에 뒤늦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사법 살인' 논란이 일고 있다.

    대만 군사법원은 13일 타이베이 공군기지에 근무했던 장(江)모 사병 사건에 대한 재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중국시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이 14일 전했다.

    이 사병은 지난 1996년 5세 여아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사형이 집행됐다.

    재심 재판부는 이 사병의 무죄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판명됐고 군사 재판부가 유죄 판결에 사용한 증거가 불충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모 사병은 당시 자신이 결백하고 공군 정보 장교들로부터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모 사병의 가족은 그가 사형된 뒤 각계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구명운동을 벌여 대만 검찰 당국의 전면 재조사와 이번 재심 판결을 이끌어 냈다.

    대만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지난 5월 성폭행 전과가 있는 다른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해 기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형사보상법 규정에 따라 무죄가 확인된 장모 사병의 가족에게 최고 9천300만 대만달러(한화 37억2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는 이번 재심 결과를 놓고 당시 사형 결정에 참여했던 군 사법 관계자에 대해 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