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사용의 '나쁜 예'
  • 웃자고 던진 말에 죽자고 덤비는 좀비 양산
    트위터는 사적 공간 아닌 열린 공간 명심해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임태훈이 '1군 복귀'를 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격한 반응'이 이어지며 포털사이트 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현재 각종 스포츠 관련 게시판에는 임태훈의 복귀를 놓고 찬반양론이 엇갈리며 며칠째 네티즌간 뜨거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벌써 컴백?" "아직도 당시 기억이 생생한데 복귀 시점이 다소 이른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정확한 사실 확인도 없이 임태훈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몰아가는 건 곤란하지 않느냐"며 임태훈의 컴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자신의 컴백을 두고 각양각색의 의견들이 쏟아진 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임태훈은 17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등판,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며 118일 만의 마운드 복귀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사실 임태훈은 송지선 전 아나운서와의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까지 두산 마운드의 수호신 역할을 하며 팀내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송지선 전 아나운서가 자신의 트위터와 미니홈피에 '특정 야구선수'와의 불미스러운 일화를 공개하면서 급격한 컨디션 난조에 빠지고 말았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송 전 아나운서가 거론한 야구 선수는 임태훈이 틀림없다"며 사실 확인도 없이 임태훈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

    트위터에 '자살 암시글'로 팬들을 잠시 놀라게 했던 송 전 아나운서가 며칠 뒤 자신의 자택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

    이후 임태훈을 향한 네티즌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두산 구단은 뒤늦게 임태훈을 2군으로 내려보냈고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4개월 뒤 임태훈은 돌아왔다. 자신을 향한 온갖 비난을 뒤로한 채 본연의 임무인 특급 소방수로 돌아왔다.

    한 두산 야구팬은 "임태훈의 1군 복귀를 두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송 전 아나운서와의 스캔들과 관련, 사실로 판명된 게 하나도 없지 않느냐"며 "마음 속으로 비난하는 것까지 막을 순 없겠지만 임태훈과 송 전 아나운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마당에 제 3자가 나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부 네티즌의 지적대로 아직까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배경 역시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확실한 것은 트위터 등 각종 SNS를 통해 송 전 아나운서의 과거가 드러났고 특정인을 향한 '원인 모를 분노'가 인터넷이란 공간을 가득 메우게 됐다는 사실이다.

    송 전 아나운서가 전 남자친구를 공개하고, 자살 소동을 벌인 곳도 트위터요. 야구선수와의 불행했던 과거를 적시한 곳도 미니홈피란 사이버 공간이다.

    당시 송 전 아나운서의 투신 자살 사건에 대해 "트위터를 사적 영역으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 끔찍한 사건"이라고 규정한 평론가도 있었다.

    맞는 말이다.

    초창기 SNS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시키는 단순한 메신저에 불과했다.

    사생활 공유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가 허락하는 만큼한 정보를 취득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트위터란 '괴물'이 등장하면서 사태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불특정 다수의 접속 횟수가 늘어나면서 트위터는 어느새 자신 만의 공간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열람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모했다.

    무심코 친한 친구에게 던진 농담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인에게까지 전달될 정도로 전파 속도는 놀랍도록 진화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를 개인 놀이터로 착각한 일부 네티즌들의 '사소한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해프닝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 송지선과 임태훈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최근엔 가수 임재범도 트위터로 인해 예기치 않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연출했던 신원호 PD는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를 이용,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의 제작진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리안에게 "쯧쯧. 임재범 것을 뭐하러 맡았어. 설마 여자는 안 그러리라 믿지만, 조심해. 수시로 주먹질하는 또라이야. 그럼 지금 미국? 어차피 스스로도 큰 기대 없을거야. 대충 해주고 튀어. 오면 전화해 술 한 잔 살게"라는 멘션을 날렸다.

    이 또한 트위터를 '사적 공간'으로 착각해 빚어진 결과였다.

    해당 멘션이 전파된 후 신 피디의 '망언'은 금새 인터넷을 후끈 달구기 시작했다.

    "신 피디가 트위터로 임재범을 디스했다"는 내용은 각종 게시판 머릿글을 장식했고 관련 내용은 기사로 만들어져 언론사 연예면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 피디는 트위터 계정을 폐쇄한 뒤 "트위터 사용이 미숙해서 저지른 실수"라고 사과 표명을 했지만 자신의 속내가 적나라게 드러난 데 대한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임재범은 '가짜 트위터'로 인해 네티즌들의 오해를 사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파장이 불거지자 '절친' 윤도현은 "임재범 형하구 같이 있는데 재범 형 트윗 안 한답니다. 가짜에 속지 마세요. 그분이 많이 재범 형을 사랑하셨나 봐요"라는 글을 남기며 동명이인의 트위터에 속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한 인터넷 비평가는 "개인 정보 '취득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트위터가 사이버 테러의 온상으로 자리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며 "보안성이 취약한 SNS에 지나치게 민감한 발언이나 정보 공개는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