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유명한 슈터였는데, 선수들은 왜 그래?"
  • '안하무인(眼下無人)'. 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됨이 교만(驕慢)해 남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 24일 한국과 중국의 농구경기 직후 중국 현지 기자단이 보인 태도가 그랬다.

    이날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漢市)에 위치한 우한스포츠센터에서는 '제26회 아시아 남자농구 선수권대회' 한국과 중국의 준결승전이 열렸다.

    결과는 43-56, 한국팀의 완패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양동근이 17점을 쓸어담으면서 고군분투했지만 신장과 기량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며 자멸했다. 에이스 문태종의 부진과 '외곽포'의 실종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 결국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 대표팀은 런던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당연히 허재를 비롯한 한국 코칭 스태프는 우울한 심경으로 기자회견에 임했을 터.

    그러나 이들을 맞이한 중국 취재진은 상대국에 대한 배려는 눈꼽 만큼도 보이지 않은채 기고만장한 태도로 일관했다.

    심지어 "당신은 현역 시절 유명한 슈터였는데 오늘 한국 선수들은 성공률이 저조했다. 이유가 뭔가?", "한국 선수가 왜 중국 선수를 팔꿈치로 쳤나?" "중국 국가가 연주될 때 한국 선수들은 왜 몸을 풀고 있었냐"는 식의 공격적인 질문을 퍼부었다.

    이에 중국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던 허재 감독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듯, "뭔 소리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하고 있네. 씨X 짜증나게, 말같지도‥"라는 욕설을 쏟아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기자들은 회견장을 나가는 허재를 향해 박수를 치며 "Go back home!"이라고 외치는 등 온갖 야유를 보냈다(동영상 참조).

    기자회견장을 나온 허재 감독은 국내 취재진에게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자 농구 대표팀은 다음날(25일) 오후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3~4위전에서 70-68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런던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이어가게 됐다.

  • ▲ 허재 감독  ⓒ 연합뉴스
    ▲ 허재 감독 ⓒ 연합뉴스

  • ▲ 조세 무리뉴 감독  ⓒ 연합뉴스
    ▲ 조세 무리뉴 감독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