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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실전 배치됐던 ‘구식’ 지대공 미사일들이 국산 대공미사일로 대체돼 방공전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소장 백홍열, 이하 ADD)는 15일 “짧은 반응시간, 신속배치능력 그리고 동시교전능력이 대폭 향상된 중거리지대공 유도무기 ‘철매Ⅱ’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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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는 15일 ‘천궁’ 개발완료보고회를 갖고 공군이 40년 넘게 사용 중인 방공 미사일 ‘호크(Hawk)’를 대체할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철매Ⅱ’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ADD는 공군과 함께 실시한 운용시험 및 사격시험으로 ‘철매Ⅱ’의 요격능력이 충분히 입증되었다며 운용시험평가결과와 영상자료를 공개했다.
‘천궁’이라고도 부르는 차기 중거리 대공미사일(KM-SAM) ‘철매Ⅱ’은 1999년 러시아로부터 S-400 트라이엄프 대공미사일에 사용하는 기술을 도입해 개념개발부터 시작했다. 2006년부터 방위사업청 관리 하에 ADD가 개발을 주도하고 LIG넥스원(주), 삼성탈레스(주), 두산DST(주), (주)한화, 기아자동차(주) 등 14개 방산 업체들이 참여해, 5년 3개월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ADD측의 설명에 따르면 ‘철매Ⅱ’의 사거리(40km)는 러시아의 S-400에 사용 중인 9M96E미사일(120km)보다 짧지만, 속도는 비슷하거나 더 빠르고(마하 12 이상) 다기능 레이더, 수직발사 직후 자세제어, 관성유도에 따른 종말 능동형 유도방식, 근접신관을 활용한 타격능력 등을 갖춰 40km 내외의 중거리 미사일 중에는 ‘패트리어트 PAC-3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철매Ⅱ’의 요격능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레이더. ‘철매Ⅱ’의 레이더는 목표 탐지, 추적, 피아 식별, 유도탄 유도 기능까지 수행하는 다기능 레이더다. 기존의 대공미사일 포대는 탐지, 추적, 피아식별용 레이더가 별도로 분리돼 있어 대응속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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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세계 최초로 안테나 회전/정지모드 복합 운용방식을 채택해 360도 방향의 위협에 대처하면서 동시에 특정방향만 탐지할 수도 있게 만들었다. 레이더는 좁고 정밀한 고출력의 레이더빔과 다양한 파형(waveform), 주파수 민첩성(Frequency Agility)으로 강한 대전자 방해능력(ECCM)도 갖췄다.
ADD는 ‘철매Ⅱ’ 미사일의 자체 능력도 우수하다고 밝혔다. ‘철매Ⅱ’는 40G(중력가속도)가 넘는 고기동이 가능해 회피기동 하는 표적까지 요격한다. ‘철매Ⅱ’는 발사와 함께 최고속도를 낼 수 있으며, 유도단계까지는 에너지절감 비행궤적을 채택해 최대 사거리에서도 급기동을 할 수 있다. 특히 미사일 동체에 달린 마이크로 모터는 초기부터 표적을 맞추기 직전까지 신속한 기동력을 제공한다. 표적지향성 탄두는 파편과 폭풍(Blast)을 표적에 집중시켜 명중률을 높이면서 탄두 소형화도 이뤘다.
발사방식도 발사관에서 사출 후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런처’ 타입으로 기존 미사일과 다르다. 때문에 미사일 발사대의 구조가 간단하고 경량화 됐다. 이런 여러 가지 개선점 덕분에 운용절차 대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철매Ⅱ’ 시스템은 6대의 발사대와 다기능 레이더 1대, 교전통제차량 1대(지역별 작전통제소)가 1개 포대를 이룬다. 각 발사대는 8발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기동한다.
ADD는 “‘천궁’은 12개월 동안의 시험평가 중 해발 1,400m에서의 레이더 운용실험 등 다양한 조건에서 수행한 사격시험을 통과, 어떠한 위협에도 대처 가능함을 확인했다. 각종 작전 운용성 시험에서도 소요군의 운용요구조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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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는 ‘철매Ⅱ’의 개발로 우리 군의 방공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ADD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철매Ⅱ’를 개발함으로서 ‘패트리어트급’ 미사일을 구입하는 것과 비교해 3조7,465억 원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후한 대공미사일을 모두 ‘철매Ⅱ’로 교체할 경우 8,630명의 고용 창출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희철 전술유도무기체계개발단장은 “‘천궁’ 개발성공은 방공유도무기 분야에서 한국이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과 개발능력을 가진 것을 입증한 것이다. 우리나라 방공전력의 대폭 향상은 물론 우리도 향후 탄도탄 요격무기 개발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천궁’이 양산 절차를 거쳐 전력화되는 2013년이면 공군의 자동화방공체계와 완전 연동돼 우리나라의 주력 방공미사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