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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파랑새저축은행으로부터 억 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문재인 이사장의 측근인 정윤재 前비서관에 검찰에 구속됐다. 정 前비서관의 구속은 문재인 이사장은 물론 前정권과도 연결 고리라고 의심할 수 있다.
핵심 親盧그룹 정윤재 비서관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의 수사로 구속된 정윤재 前비서관은 2007년에도 한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 구속된 사유도 같은 시기 부산 해운대에 있는 ‘파랑새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다.
정윤재 前비서관은 다른 親盧그룹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故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다. 정 前비서관은 부산대 경제학과 83학번으로 1986년 부산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학내 시위로 구속된 그를 변호한 사람은 김영삼 前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광일 변호사다. 정 前비서관은 김광일 변호사 덕분에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정 前비서관은 부산 사상구의 작은 금형 공장 등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1988년 故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의원 선거 연설담당 비서로 합류했다. 故노 대통령이 부산 동구에서 당선된 후에 다시 ‘노동운동’으로 복귀했다. 대신 故노 대통령이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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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정 前비서관은 故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실장을 맡으면서 정식으로 ‘친노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년 넘게 故노 대통령과 정치활동을 함께 한 정 前비서관은 국무총리실 민정2비서관, 청와대 의전비서관 등을 지냈다.
저축은행비리 합수단에 따르면 정 前비서관은 2007년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파랑새저축은행으로부터 “정부 관료에게 얘기해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같은 비리가 정 前비서관 한 사람의 문제였다면 개인적 비리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황까지 함께 보면 親盧그룹과 ‘저축은행 업계’ 간의 ‘커넥션’ 가능성이 더 커졌다.
문재인 이사장의 ‘전화 한 통’
정 前비서관이 구속될 당시의 직책은 노무현 재단 사무처장이다. 노무현 재단에는 문재인 이사장 외에도 한명숙 前총리, 이재정 前통일부 장관, 유시민 前복지부 장관 등 지난 정권의 거물급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좌파 진영이 ‘대선주자’로 꼽는 문재인 이사장 또한 저축은행, 그것도 가장 거대한 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에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2년 부산저축은행그룹 경영진은 코스닥 기업 주가조작이 발각되면서 위기에 처한다. 2003년 7월 금감원이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부산저축은행 김 양 부회장은 로비를 위해 청와대 인사들과 절친하다는 모 건설회사 대표 A씨를 찾아가 구명로비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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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같은 달 양길승 청와대 부속실장을 찾아갔다. 양 부속실장은 A씨와 함께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現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만나 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를 했다고 한다. 이들은 ‘부산 최대의 서민금융기관인데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면 큰일 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수석은 양길승 부속실장과 A씨가 있는 자리에서 부산저축은행을 조사하던 유병태 금감원 비은행 조사 1국장(유병태. 구속)에게 전화해 '부산저축은행을 조사할 때 경영 개선 권고 조치 등으로 예금 대량 인출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신중히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놀란 유병태 국장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으로부터 전화 받은 사실을 이정재 당시 금감원장에게 보고했다.
청와대 ‘왕수석’이 건 ‘전화 한 통’의 힘
이때 문재인 민정수석은 세간에서 ‘왕 수석’으로 불렸다. 소위 ‘386그룹’들의 ‘큰 형’처럼 활동하면서 故노무현 대통령과는 10년 넘게 ‘동업’을 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이런 ‘왕 수석의 전화 한 통’ 위력은 엄청났다.
금감원은 2003년 6월 부산저축은행의 코스닥 기업 시세조정 혐의를 포착했다. 7월 2일 증권선물위원회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을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의뢰하고, 금감원에 경영진들의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대검은 사건을 부산지검으로 이첩했다. 증권선물위 통보를 받은 금감원 비은행검사 1국은 2003년 7월 7일부터 11일까지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에 대해 특별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는 사실 9조 원대 비리의 실마리이자 단초였다.
당시 검사 결과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은 차명대출을 받아 만든 비자금으로 주가조작을 했다. 주식을 사놓고 취득신고도 하지 않았다. 경영진들에게는 부당하게 배당금을 지급했다. 차명대출을 할 때 동일인 대출한도는 무시했다. 자신들이 벌인 불법대출이다 보니 채권관리도 안 했고 대출한도도 신경 쓰지 않았다. 게다가 4.61%인 BIS 비율을 6.79%로 조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의 ‘전화’는 이 모든 문제를 무마했다.
당초 금감원이 밝혀낸 비리로 보면 부산저축은행은 ‘경영 개선 권고’를 받고 경영진은 퇴출돼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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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2003년 11월 17일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에 대한 제재심의에서 ‘경영 개선 권고’는 하지 않고 ‘경영진 문책’만 했다. 박연호 회장은 ‘명의상’으로만 사임하고, 김민영 부산2저축은행장은 직무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박연호, 김후진, 강성우 등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부산지검은 2004년 6월 11일 박연호 회장 등을 주가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은 10월 법정 구속됐지만 12월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이렇게 로비에 성공한 김 양 부회장은 그 대가를 확실히 챙겨줬다. 2011년 대검 중수부의 수사에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로비는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2003년 당시 특별조사를 했던 유병태 금감원 국장은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2억1,000만 원을 받았다가 2011년 5월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측이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양길승 당시 청와대 부속실장에게 ‘직접’ 금품을 건넨 사실이 없다고 발표했다. 대신 다른 곳에서 이상한 점이 나타났다. 문재인 이사장과 故노 대통령이 함께 운영하던 법무법인 ‘부산’과 부산저축은행 간의 ‘관계’다.
문재인과 노무현의 둥지 ‘법무법인 부산’
법무법인 부산은 문 이사장과 故노 대통령이 함께 운영을 맡았던 곳이다. 故노 대통령과 문 이사장이 청와대로 입성했을 때 대표를 맡은 정재성 변호사(사시 26기)는 故노 대통령의 조카사위(큰 누나의 둘째 사위)다. 즉 법무법인 부산은 故노 대통령과 문 이사장의 ‘둥지’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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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이사장은 故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던 2003년 2월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변호사를 사임하고 민정수석으로 일하다 2004년 2월 12일 건강상의 이유로 청와대를 떠났다. 이후 세 번째 민정수석, 대통령 실장 등으로 일하며 盧대통령 옆을 지켰다. 문재인 이사장은 2008년 8월 14일에야 법무법인 부산으로 돌아가 대표 변호사를 맡았다.
그런데 이 법무법인 부산은 ‘로비’에 성공한 후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부산저축은행 그룹으로부터 59억 원 가량의 사건 수임료를 받았다.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문 이사장은 2011년 5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권의 책임론 전가다. 부산 민심이 흉흉해지자 前정권 책임론을 제기해 현 정부의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무현 재단’의 치부 드러날까
하지만 이런 문 이사장의 방어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윤재 前비서관(노무현 재단 사무처장)이 ‘다른 부산의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동안 논란이 일었던 ‘노무현 비자금’ 문제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발언 이후 ‘노무현 비자금’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시중을 떠돌고 있다. 이 ‘노무현 비자금’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건 故노 대통령 본인 보다는 그 측근이나 가족들이다.
故노 前대통령의 가족 중 아들인 노건호 씨는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아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후 스탠포드大 MBA 유학 시절 알게 된 사람의 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다. 2009년 4월 이를 수사한 검찰은 노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5번이나 조사했었다. 검찰은 문제가 된 500만 달러의 일부가 노 前대통령의 처남인 권기문 前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장이 소유하던 회사로 흘러든 것으로 의심하고 있었다.
권양숙 여사는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피아제’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가 논두렁에 버렸다고 말하기도 했고,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 30억 원을 받고선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형 노건평 씨 또한 세간의 의심을 부추기는 사람이다.
측근 그룹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은 바로 정상문 前총무비서관과 홍경태 前행정관.
정상문 前총무비서관은 재직 중 공금(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원을 빼돌리고, 2007년 6월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모두 13억 원을 받아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지인들 이름으로 만든 차명계좌에 분산 예치시켜놓고 있었다.
정상문 前총무비서관은 홍 前행정관의 소개로 브로커 서 씨를 청와대에서 2번 이상 만났다고 한다. 검찰 수사 결과 브로커 서 씨가 S건설로부터 받은 9억1000만 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사용내역이 불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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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태 前행정관은 특이한 행적을 보였다. 홍 前행정관은 2005년 10월 브로커인 서 모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대우건설이 발주한 부산 신항 북컨테이너 부두공단 배후부지 조성공사에 중소업체인 S건설이 수주를 받도록 대우건설에 압력을 행사하고, 같은 달 서 씨로부터 군산-장항 간 호안공사와 2006년 9월 영덕-오산 간 도로공사에 대한 압력 행사 부탁을 받고 한국토지공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2009년 9월 구속됐다.
그런데 홍경태 前행정관은 2009년 4월, 6월, 8월에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인 8월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2주 만에 돌아왔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한 다음의 행적은 알려져 있지 않다. 출국금지 요청이 2일이나 늦어진 것,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을 알고도 바로 귀국한 것도 의문이었다.
홍 前행정관의 비리에서 주목할 부분은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슬람교도들을 위한 ‘금융 허브’를 만들고자 휴양지 라부안을 조세피난처로 만들었다. 그런데 라부안은 ‘한국인들을 위한 조세피난처’가 됐다. 여러 대기업이 라부안을 통해 한국에 우회투자를 한다는 소문도 여의도에는 파다하다.
故노무현 대통령, 썩은 측근 밖에 안 남았나
홍 前행정관은 최근 구속된 정윤재 前비서관 만큼이나 故노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홍경태 前행정관은 실질적인 소유주가 故노 대통령이었던 생수회사 ‘장수천’의 대표를 맡기도 하는 등 20년 넘게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하지만 그는 2003년 1월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집행유예 석방)의 부탁을 받고 故노 대통령과의 점심식사를 주선하는 등 ‘어두운 짓’을 서슴지 않았다.
문재인 이사장이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때 많은 문제가 터졌다. 2002년 9월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연임 청탁 대가로 3,000만 원을 받은 사건이 2004년 드러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고, 2003년 4월 대통령의 친인척인 배 모 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을 친 사건, 같은 달 양길승 청와대 부속실장이 청주의 한 나이트클럽 등에서 술접대를 받은 ‘몰카’가 폭로된 일 등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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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구속된 정 前비서관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던 2007년 2월부터 6월 사이 4~5번에 걸쳐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구민과 자신의 측근이 관리하는 단체 회원들에게 청와대 관광을 시켜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관위로부터 질의를 받기도 했다.
2007년 당시 정 前비서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부산 사상구의 봉사단체 이사 손 모 씨는 지역 주민과 단체 회원 300여명에게 청와대 관광을 시켜주고, 청와대를 다녀온 주민들에게 ‘어제 만나 봬서 반가웠습니다. 건강하세요. 정윤재 올림’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2007년 6월 7일에는 정 前비서관의 부인이 청와대에서 출발하려는 지역주민들의 관광버스에 올라 타 “잘 가시라”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일을 알게 된 사상구 선관위는 2007년 8월 13일 정 前비서관에게 ‘지역 주민들의 청와대 방문이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는 만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다. 정 前비서관은 ‘영부인 행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상구 주민들의 청와대 관광을 알았다. 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은 없다’는 답변을 했다.
이들 외에도 현재 故노 대통령을 추모한다는 재단이나 親盧 그룹 중에는 뇌물 수수 등으로 사법처벌을 받은 이들이 여럿 있다. 부산저축은행과 연관이 있는 이들도 있다. 이들이 故노무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른바 ‘빅 텐트론’의 중심에 서서 2012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한다.
민통당과 親盧정치인들이 2만 명이 넘는 저축은행 비리 피해자들의 ‘특검 및 특별보상법’ 요구를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과 연결해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혹시 이전 정권 자체가 ‘저축은행 업계’ 전반과의 ‘커넥션’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