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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장난질인가?
여론조사 조작으로 백천간두에 선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측이 상대편인 김희철 민주통합당에게 “똑같이 문자메시지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며 몰아세운 주장이 이 공동대표 측의 악의적인 조작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꺼낸 물귀신 작전이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동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한창 드러나던 지난 21일 통합진보당 지지로 보이는 한 인사는 “여론조사 조작 시도하긴 김희철 의원도 마찬가지”라는 인터넷 게시물을 통해 김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행자 서울시의원의 문자메시지 캡처화면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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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문자메시지를 보면 “40세 이상 질문이 끝나고, 19-39세 응답해주세요. 야권단일후보 김희철후보 지지해주세요”라며 이 시의원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를 두고 게시물 작성자는 “40대 이상 설문이 종료됐으니 나이를 19~39세로 속여 응답하란 뜻”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공개된 문자메시지 앞부분에는 알 수 없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다. 취재 결과 이 모자이크 부분은 ‘은혜마을 집사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은혜마을은 이 시의원이 다니는 교회의 20~30대 여전도사들의 모임이다. 모두 19~39세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조작의 핵심인 ‘나이를 속이는’ 것을 요구하는 문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개인정보가 담긴 사람 이름을 지운 것처럼 하면서 조작 의혹 여부의 핵심을 담은 ‘은혜마을 집사님’이란 문구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것이 악의적 '역조작'의 증거인 셈이다.
김희철 의원 측도 문자메시지에 대해 “이행자 서울시의원이 20여명의 교회집사에게 자신을 지지해 달라는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이것은 법적으로 SNS의 정상적인 선거운동”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대표 측이 이것을 가지고 현재 자기하고 같은 그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은 계획적인 부정사건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측 역시 이 문자메시지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배포한 문자메시지가 아니다. 아는 바가 없다”고 2차 조작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자신의 허물을 덮기 위해 상대편까지 악의적으로 모함한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끝까지 사퇴를 거부하면서 출마를 강행하는 이정희 대표를 보면서 정치인의 양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