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박사학위 논문, 1991년 이모씨 고려대 석사학위 논문 그대로 베껴
  • 논문 표절 의혹에 코너에 몰린 문대성 당선자가 마지막으로 던진 한마디는?

    “정세균도 있는데 왜 나한테만 표절 의혹을 제기하나.”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이 대체 어떤 논문을, 어떻게 표절했기에 저런 물귀신 작전이 가능할까.

  • ▲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 당선자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의원의 논문 표절 논란은 지난 4.11 총선 과정에서 한차례 불거졌었다. 지난 8일 새누리당은 “정세균 의원이 경희대학교에서 2004년 발표한 박사 논문은 1991년 고려대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논문을 17페이지 걸쳐 표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이모씨의 논문에서 ‘한자’를 ‘한글’로 바꾸고 일부 낱말을 교체해 그대로 본인의 논문에 게재했는데 인용표시까지 없다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자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출처를 모두 밝힌 바 있으며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억지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정세균 의원이 ‘정치1번지’ 종로에서 홍사덕 의원을 꺾고 당선되면서 이러한 의혹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며칠 뒤 민통당을 비롯한 야권이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맹공격을 퍼부으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졌다. 아니나 다를까. 불똥은 비슷한 의혹을 받았던 정세균 의원에게까지 튀었다.

    정세균 의원의 논문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일까. <뉴데일리>가 정세균 의원의 박사 논문과 이모씨의 석사 논문을 비교 분석해봤다.

    정 의원은 박사학위 논문 ‘브랜드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정당 이미지와 후보자 이미지의 영향력을 중심으로’에서 이모씨의 석사학위 논문 ‘정치마케팅과 우리나라 정당의 이미지 형성에 관한 실증적 연구’를 무단 전재했다.

    그는 이씨의 논문 가운데 주로 이론적 배경 부분을 가져다 썼다. 이씨의 논문 8, 9쪽과 정 당선자의 논문 13, 14쪽, 이 씨의 논문 27∼33쪽과 정 당선자의 논문 38∼42쪽이 일부 표현을 수정한 것 외에는 아예 똑같았다.

    출처는 참고문헌 목록에 포함돼 있을 뿐이었다. 마치 자신이 작성한 것인 양 따로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문대성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 ▲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정세균후보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정세균후보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행정학회에 따르면 ‘출처는 제시하지만 인용부호 없이 다른 저술의 문구를 원문 그대로 옮기는 경우’ 또 ‘출처를 인용했더라도 본인의 저술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문구와 아이디어를 빌려온 경우’는 표절에 해당된다.

    아울러 정 의원이 구체적 인용 사실을 전제하지 않고 참고문헌 목록만 제시했기 때문에 ‘인용의 출처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표절(본문에는 출처를 표시하였으나 참고문헌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를 포함)’에 속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거의 복사 수준이다.

  • ▲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민주통합당 정세균후보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도 정세균 의원은 1998년 출간된 이종은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의 저서 ‘정치광고와 선거전략론’을 자신의 논문에 무단 전재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세균 의원의 논문 16쪽과 이 교수의 저서 85쪽 중 4문장이 일치하는데, 논문 17쪽의 그림은 이 교수 저서 85쪽의 그림 2-3과 동일했다.

    정 의원의 논문 17∼19쪽과 이 교수의 저서 179∼182쪽 중 일부 문장 및 문단이 일치했다. 18쪽에 실은 그림과 이 교수의 저서 180쪽에 나온 흐름도도 유사했다.

    새누리당은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공세를 폈다.

    이상일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정세균 의원은 다른 사람의 석사학위 논문을 고스란히 베낀데 이어 시중에 출판된 또 다른 사람의 저서까지 무단으로 전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문 맨 뒤의 참고문헌란에 출처를 밝혔기에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세균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논문 작성의 기초도 모르고 표절 했다는 비판을 비켜나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2008년 발표된 교육인적자원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6단어 이상 연속해서 표현이 같고 인용표시가 없을 경우에는 표절로 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민통당의 도덕적 잣대는 제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상대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잔혹한 것이지, 상대측 당선인의 사퇴를 운운하기 전에 자기네 당선인의 표절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사하갑 당선자를 당 윤리위에 회부, 조만간 출당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