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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기획사 대표 장OO씨가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또 다른 연예기획사 대표가 녹음실에서 연예인 지망생을 성추행하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가수 지망생 K(22·여)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연예기획사 대표 이OO(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경 오디션을 보러 A소속사를 방문한 K씨를 밀폐된 녹음실 부스로 유인한 뒤 "원래 오디션은 이렇게 한다"며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상체 일부를 만지고 키스를 한 혐의(강제추행)를 받고 있다.
단지 오디션을 보기 위해 소속사를 찾았다가 이같은 성적 유린을 당한 K씨는 고민 끝에 이날 오후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연남동 사무실을 급습, 현장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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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키스를 한 행위는 인정했으나 "K씨가 스스로 탈의한 것"이라며 혐의 일부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옷을 벗으라고 하니까 (K씨가)스스로 벗었다는게 이씨의 진술"이라며 "양측의 주장이 달라 보다 면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해당 기획사가 연중 오디션을 실시하고 있었던 만큼, 동종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진술 조사를 마친 이씨는 일단 귀가조치됐으나 상황에 따라 추가 소환도 배제키 어려운 상황이다.
A사가 위치한 연남동은 M사, P사, J사 등 유명 기획사들이 운집한 지역으로, A사는 지난해 이 곳에 둥지를 튼 신생기획사다. 얼마 전 개성 강한 6인조 걸그룹을 데뷔시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장OO 대표와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연루된 '연습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기소 의견을 담아 피의자 4명(구속 2명, 불구속 입건 2명)을 이번 주 내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연예인 지망생 "환각 난교에 살인 협박까지.."
- 남자 지망생도 '성추행 희생양?'
- 간부 생일에 불려가 '수치스러운 행동' 요구 받아연예인을 꿈꾸는 지망생들을 상대로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러온 일부 부도덕한 기획사 대표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유명 가수들을 거느린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의 장OO 대표는 수년간 자사 아이돌가수들에게 성폭행을 시키고 이를 CCTV로 관찰(?)하는 엽기적 행각으로 물의를 빚었다.
해당 사건은 본인이 직접 성폭행을 저지르는 것도 모자라 또 다른 가수와 자사 연습생을 끌어들여 '환각 난교'를 벌였다는 점에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범행을 주도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 피의자로 지목된 4명은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한편 '오픈월드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주요 방송국과 신문사에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또 다른 연예기획사에서 성관계를 요구받거나 성적 유린을 당했다는 가수 연습생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한때 연예인 지망생이었던 A양은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자 나중엔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들었다"는 충격적인 경험을 털어놨다.
당시 구두계약만 맺고 연습생 생활을 하던 A양은 "기획사 간부가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애인대행을 하자는 식으로 자꾸 밤에 불러냈다"며 "애인 노릇을 해 주면 모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넣어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파렴치한 요구를 하며 "너 하나 죽이고 살리는 건 문제도 아니"라는 협박을 일삼던 이 간부는 나중에 계약서를 못 쓰겠다고 하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1년 동안 들어간 트레이닝비용의 5배(5억원)을 물어내라"는 황당한 요구까지 했다고 A양은 덧붙였다.
결국 A양은 기획사를 나와 외국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기획사 측으로부터 계속 전화가 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는 '매장시키겠다'.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문구가 올라와 다음날 아침에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었다"고 A양은 고백했다.
같은날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enews(티비엔 이뉴스)에서도 연습생들의 충격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과거 연습생이었던 남성 B씨는 여성 지망생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종종 성적학대의 대상이 되곤 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털어놨다. B씨는 "기획사 간부 생일날 술집 룸에 들어가 남자 연습생들은 스트립쇼를 하고 여성들은 술을 따르는 행위들을 해야만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외에도 신분을 밝히길 꺼려한 다수의 연습생 출신들은 기획사 측으로부터 성상납이나 돈을 요구받고, 수치스러운 방법으로 신체 검사를 받는 등 믿기힘든 사실들을 털어놨다.
이와 관련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협회에 가입도 하지 않은 무자격 매니지먼트사나 기획사들이 문제"라며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않다보니 뚜렷한 통제 수단도 없고 피해자들을 구원할 방법도 요원한 상태다. 일부 부도덕한 종사자들 때문에 대부분의 선량한 기획사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기획사의 규모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인성 문제라고 본다"며 "자격 없는 사람들이 함부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자 상담 센터나 신고센터를 일원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