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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 직무대행이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한 국회법 개정안, 일명 ‘몸싸움 방지법’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정 직무대행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정안에는 우리 정치 현실과 맞지 않는 심각한 결함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결함을 보완하지 않고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19대 국회는 역사상 가장 무기력 하고 국민들이 혐오하는 ‘폭력 국회’의 오명도 벗어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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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요건을 강화, 상정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대신 그 대체 제도로 의안 신속 처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처리 과정에는 재적의원 3/5 이상 또는 위원회 소속 위원 3/5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 직무대행은 “우리 정당 구조상 합법적 선거를 통해 제1당이 3/5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전례가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헌법 개정이나 의원 제명 등 특별 안건에 대해서만 재적의원 2/3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고 일반 안건은 ‘과반수’로 하는 헌법 정신에도 위배되는 사항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당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의 자율 투표(cross voting)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자칫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게 정 의장 직무대행의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 의원의 60%가 찬성하지 않으면 신속처리 안건 지정은 불가능하고 아예 법안 처리 자체가 물 건너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결국 국민이 제대로 일하라고 만들어준 다수 의석 정당이 아무 일도 못하고 형해화(形骸化)되고 만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정 직무대행은 “이 조항으로 인해 우리 국회는 눈만 말똥말똥 할 뿐 아무런 언행도 못하는 ‘록인(Lock-in) 신드롬’ 같은 ‘식물국회’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개정안으로는 몸싸움 국회, 최루탄을 터트리는 폭력국회를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장석 점거나 의원의 회의장 출입 방해에 대해 본회의에서 징계를 의결토록 하고 있으나 솜방망이 처벌 규정만으로 몸싸움 국회, 폭력 국회를 추방하기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정 의장 직무대행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 법안 신속처리 지정 요건을 3/5 이상에서 ‘과반수’로 개정
▲ 법안 신속처리 기간도 단축할 것
▲ 질서위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의 국회 윤리위원회 심사를 강화할 것
▲ 질서위반으로 의장의 퇴장명령을 받은 의원은 당일회의 산회까지 불참정 직무대행은 “현재 윤리위에는 폭력 관련 징계안 12건 포함해 30건이 계류돼 있으나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한 실정으로 징계안의 신속 처리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정치 선진화는 법률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대화-타협-양보-배려’ 정치 문화가 정착돼야 국회 선진화가 가능해 질 수 있으므로 여야가 당론투표를 청산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선진화법이 19대 국회부터 적용되는 만큼 당사자인 19대 국회의원들이 논의하는게 바람직하다”며 18대 국회 임기 내에 국회선진화법을 처리하겠다는 여야 원내 지도부의 방침과도 선을 그었다.
정 권한대행은 ‘이 같은 문제 제기가 결국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국회가 신속처리제 때문에 자물쇠로 잠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과 의장 대행으로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 직무대행은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위와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