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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파렴치 범죄’에 언론의 눈길이 쏠려있는 가운데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이 다른 회사의 명의로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 등이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는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이 2008년 4월 계열 저축은행에서 300억 원을 불법대출 받은 혐의가 검찰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 9일 한국저축은행 지점 3~4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윤 회장의 불법대출 및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올해 초 중소 전기·전자업체인 경안전선 대표 김 모 씨로부터 ‘2008년 경안전선이 경기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돼 있는 300억 원은 사실 한국저축은행이 우리 회사 명의로 차명대출을 받은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한국저축은행 계열사인 경기저축은행이 임종욱 前대한전선 부회장에게 675억 원을 차명으로 불법대출한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윤 회장의 차명대출 정황을 포착했지만 임 前 부회장만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채 수사를 마무리한 바 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최근 이 사건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재검토를 했으며 이를 근거로 한국저축은행 지점들을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검찰은 불법대출금 300억 원을 부산지역 주류업체 대선주조를 인수한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당시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와 정·관계 로비 전용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윤현수 회장은 ‘M&A 1세대’ 중 한 명으로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방미(訪美) 때 수행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이후 ‘DJ의 경제선생님’으로 불리는 등 DJ정부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장한 호남 기업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사고 있다.
10일 <YTN>은 한국저축은행이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300억 원을 투자받은지 3개월 뒤 유진그룹 계열사인 남부산업 주식을 담보로 대출해 주면서 규정을 어기고 66억 원을 불법으로 추가대출해줬다고 보도했다. <YTN>이 불법 대출 의혹을 보도한 '유진그룹'의 유경선 회장은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목포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前대한전선 부회장 사건은 이북 출신 기업인 '대한전선'과 한국저축은행 그룹의 '제휴' 등을 함께 보면 이해가 된다. 부산저축은행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일시멘트그룹 또한 이북 출신 기업이다.
윤 회장만 그런 게 아니다. 임 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도 윤 회장처럼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했다. 임 회장은 또한 ‘동교동’계가 이끈 것으로 알려진 ‘연청’ 간부 출신이면서 ‘게이트’로까지 불거진 골드상호신용금고를 비교적 쉽게 인수했다는 점 때문에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때문에 최근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저축은행 파문의 초점을 ‘미래저축은행’으로만 돌리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