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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과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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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이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불렀다. 이해찬은 북한 내부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했다. 통진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괴이한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단적인 예다. 민주당은 이미 그들이 한동안 내걸었던 ‘중도개혁’ 야당이 아니라 사실상의 NL 정당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
김대중은 ‘새피 수혈’ 차원에서 역대 운동권을 많이 리쿠르트 했다. 3공과 유신반대 세대, 신군부 반대 세대가 차례로 민주당에 들어가 금배지를 달았다. 이들 운동 세대는 민주화에서 막연한 민족주의로, 거기서 다시 좌파 민족주의로, 그것은 다시 여러 종류의 사회주의적 경향들과 결합해 갔다. 그 급진화의 종착역은 ‘민족해방론’이었다.
386 NL 세대에 이르러 "남한은 식민지 종속국, 북한은 민족자주, 그래서 남한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민족해방론’이 운동권 전체를 석권했다. 탈북자는 변절자이고, 북한 인권문제는 ‘내재적 접근법’에 따라 볼 문제이지 그것을 시비하는 것은 보수반동세력의 정치적 공세이며, 따라서 남의 내정에 간섭하는 ‘외교적 결례’라는 궤변은 바로 그런 이념적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오늘에 이르러 그들 ‘민족해방론’자들의 현실적 적실성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해방되어야 할 억압과 학살의 땅은 세계 12위 무역국 대한민국이 아니라, 그들이 ‘민족자주’라고 치켜세우는 북한이라는 것이 너무나 자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북의 3대 세습이 웬 말이냐, 북의 인권유린을 규탄하자, 북이 민주화 돼야 한다, 탈북자들을 지원하자, 하는 것을 “대화의 상대방을 죄악시해서야 되겠느냐, 그래서 전쟁하자는 거냐?” 하는 등등의 어설픈 궤변으로 입막음 하고 있다. 왕년에 카터 미국 대통령이 유신체제 하의 한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했을 때는 꽤나 좋아하던 그들이.이렇게, 그들의 ‘이론’이라는 것은 갈수록 완전 억지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오류를 시정하기에는 너무나 화석이 되었다. 할 말이 궁해지면서 그들은 쌍욕이나 해대고, 행패나 부리고, 난동을 부리면서 똥이나 싸고, 이문을 위해서는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거짓선동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이나 하고, 자기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내손으로 죽여버리겠다”며 포학을 부린다. 도덕성도 없고 정신건강도 없고 예의도 없고 교양도 없고 심성도 거칠 대로 거칠고, 속이 배배 꼬여있다.
이들이 늙어 꼬부라지려면 아직도 최하 20~30년은 있어야 한다. 그들 이하 세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한다. 그러나 그 20대가 읽는 역사교과서는 ‘민족해방론’에 사로잡힌 NL이 집필한 것이다. 그러니 어떡할 것인가?
임수경 이해찬의 말 같지도 않은 말, 말, 말... 참 살기 싫어지는 세상이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 그리고 싸워야 한다. 우리의 예쁜 어린 세대들이 다른 세상, 보다 아름답고 우아한 세상을 살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우리는 이 탁류 속에서 더 고생하며 버텨야 한다.
류근일 /본사고문/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