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프리카TV서 '잼여사'로 시사방송하는 임재민씨초등학생들 상담 중에 "MB OUT" "쓰바" 등 거침없이 욕설
  • "어느날부터 아이들이 'MB아웃', '씨바' 그런 말들을 쓰더라고요. <나는꼼수다> 등에서 나온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흡수해 격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다'고 생각했어요."

    '잼여사' 임재민(40)씨는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평범한' 아줌마였다. 그러던 그가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하면서 '시사 바로 알기'에 양팔을 걷어 올렸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왜곡된 선동에 아이들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한다. 타깃은 '아줌마'다. 엄마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두면 아이들에게 올바른 참고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 "MB아웃, 씨바" 아무렇지 않게 쓰는 아이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서울시 강남교육청 소속 상담교사 봉사활동을 5년 째 이어오면서 아이들 정서교육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였다.

    "초등학교 4~6학년 아이들은 자신의 말을 거침없이 하는 시기에요.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죠. 상담 중에도 대통령에 대해 '쥐새끼' 등의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해요. <나꼼수>는 자신들의 시각으로 내용을 전달하지 100% 팩트를 얘기하진 않아요. 일종의 선동이죠. 무방비 상태에 있는 아이들은 풍자와 예의를 구분할 새도 없이 언론에서 <나꼼수>, <나꼼수>하니까 유행처럼 받아 들여버리는거죠. 직선제로 선출된 한 나라의 대통령 인권이 아이들에게도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학업 과부하'에 걸린 아이들이 정서교육마저 무장해제된 상태에서 반국가적이고 편향적인 주장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나는꼼수다 등의 왜곡된 선동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나는꼼수다 등의 왜곡된 선동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그는 엄마들이 최소한 아이들의 사고 변화를 위해서 시사에 직접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도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전업주부로 살다보니까 만나는 커뮤니티가 온통 아줌마들이에요.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지만 서울대를 나오든 전문대를 졸업했든 사회생활을 안하면 정말 세상 돌아가는 내용을 알기 어렵더라고요.

    이럴 경우, 시사 정치 소통 창구가 남편 밖에 없어서 그저 따르는 경우가 많아요. 직접 사고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아이들하고도 시사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아줌마들을 위한 '개인방송'이다. 글을 쓰는 일보다 말로 하는 일이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과거 MBC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 다년 간 리포터로 활약한 게 큰 자산이 됐다. 눈높이는 '시사 입문' 수준에 맞춰졌다.

    "시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된 것은 방송을 하기로 마음 먹은 후 부터에요. 그러다보니 방송이 많이 어설프고 실수도 많아요. 주변에 멘토처럼 공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옆집 아줌마부터 남편의 대학 선후배까지 모두 포함돼요."

    말은 겸손했지만, 그의 방송은 꽤 대박이 났다. 초기에는 20~30명에 머물던 시청자가 회를 거듭할 수록 30배가량 늘었다. 재방송도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누적 시청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 "국민의 대표가 종북(從北)?…좌·우파 모두 용납해선 안돼"

    그의 방송에서는 '국가관'에 대한 언급이 많다. 특히 4.11 총선 직후에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종북(從北)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었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좌·우로 나뉘어 싸워왔다면 이제는 함께 처단해야 할 세력이 등장한 거죠.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이 북한을 따른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가요? 좌·우파가 공존해야 하나 양 쪽 모두 용납해서 안되는 것은 종북이라고 생각해요."

  •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좌우가 공존해야 하지만 종북은 모두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 양호상 기자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좌우가 공존해야 하지만 종북은 모두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 양호상 기자

    '탈북자 막말' 사건의 주인공인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존재에 대해서는 북한에서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 의원은 89년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무단방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돌아왔다.

    "북한은 한국으로 잠시 파견했던 '미녀응원단'도 총살했다고 해요.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남측의 '자본주의'를 경험한 이들의 존재가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면 북한에서 봤을 때 몰래 방북한 뒤 무사히 살아남아 국회의원 자리에까지 오른 임수경 의원의 존재가 '남한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잼여사'가 처음부터 종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과거 서해교전, 천안함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도 "안타깝다"고 생각한 게 전부였다.

    "시사 공부를 할수록 점점 화가 났어요. 노무현 정부 당시, 학생들 수학여행을 금강산으로 갈 경우 비용을 국고에서 50%를 지원해 줬어요. DJ-노무현 정권에서 '햇볕정책'으로 퍼주지 않았더라면 북한이 지금처럼 핵을 보유하고 미사일 등으로 위협하진 못했을 거에요. 문성근 전 최고위원이 '미래에 대한 투자였다'고 말했는데,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 "좌파면 쿨해보인다?" 연예인들까지 선동

    그는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딸을 두고 있다. 그의 남편이 시사에 관심이 많아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한 부씩 갖다두고 매일 양쪽 기사를 함께 읽고 설명을 해준다고 한다. 다양한 시각을 고루 익히며 자신의 생각으로 발전시키도록 돕기 위해서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보육'에 대해서는 음과 양을 이씨가 직접 딸에게 설명해줬다고 했다.

    그러나 이른바 '개념 연예인'들로 불리는 이들의 선동에 사람들이 너무 쉽게 휘말린다고 했다.

    "정말 무서운 점은 김제동, 김여진 같은 연예인들이 한진중공업 파업을 선동하며 좌파성향의 발언을 내뱉으면 개념 연예인이 돼요. 젊었을 때는 '좌파면 쿨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과연 이들이 한진중공업 사태 등을 제대로 알고는 있는 지…. 광우병 사태부터 국가가 '선동'에 홀려 있어요."

  •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잼여사'인 임재민씨가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임씨의 남편은 <나는꼼수다> 마니아였다고 한다. 총선 이후 그가 방송을 하는 동안에도 집안 한켠에서 <나꼼수> 방송을 듣고 있을 정도였다.

    "부부가 정치적인 성향이 꼭 같을 수는 없잖아요. 저희 남편은 진짜 좌파에요. 자기한테는 강요하지 말라고 하면서 컴퓨터 세팅도 다 해주고 웹캠도 사주던걸요? 그런데 요즘은 <나꼼수>는 안들어요. 4.11 총선을 치르면서 많이 실망한 것 같더군요."

    그는 최근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다. 방송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게 화근이었다.

    "방송 의도는 '민주주의의 과도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도 분명히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살인마와 학살자로 몰고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도였는데 수위가 약했다고 하신 분들도 계시고, 욕도 많이 먹었죠. 희생자 분들이 아직도 많이 계시니 제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임씨의 꿈은 '사회사업가'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정치 시사을 방송하는 것을 보고 정치계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실제 생각은 달랐다.

    "주부가 무작정 사회사업가가 되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 방식으로 상담봉사도 계속하고 방송도 열심히 해 나갈거에요. 방송도 향후 사회사업을 하기 위한 공부이고, 투자라고 생각해요. 복지나 사회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야 사회사업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