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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 개인은 물론, 한국인 전체를 우롱한 처사다!"
펜싱 국가대표선수 신아람(26·계룡시청)에게 '특별상'을 시상하기로 한 국제펜싱연맹(FIE)에 국내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명백한 오심으로 신 선수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국제펜싱연맹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기는 커녕, 말도 안되는 상을 '급조'해 현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연맹 측을 맹비난하는 분위기.
특히 한 네티즌은 "이번 오심 사태로 국제펜싱연맹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특별상 시상 움직임은 국제펜싱연맹의 위기감을 반영한 처사"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멈춰버린 1초'로 신아람 선수가 여자 펜싱 에페 준결승에서 탈락한 이후 현지 외신들은 "최악의 오심 사건이 발생했다"며 바바라 차르(Barbara Csar)의 판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 ESPN은 이번 사건을 두고 "올림픽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은 갖췄으나 최고의 심판과 시계는 갖지 못한 것 같다"는 냉소적인 칼럼을 쓰기도 했다.
FIE를 정면으로 겨냥한 외신들의 보도는 '親유럽' 색깔이 짙은 국제펜싱연맹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독일 선수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바바라 차르를 심판에 배정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제펜싱연맹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당시 경기 판정을 '번복'할 의사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제펜싱연맹은 31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측의 항의를 받고 당시 상황을 검토한 결과, 기술위원회의 결정이 옳았다고 판단한다"며 "하이데만의 득점을 인정한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다만 "심판의 판정에 깨끗이 승복하고 동메달전에 참여한 신아람의 스포츠맨 정신을 높이 사 '특별상'을 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펜싱연맹으로부터 특별상 수상 제안을 받은 신아람은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에게 특별상을 주려한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올림픽 메달이 아니죠. 특별상을 받는다고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아직도 명백한 오심이라고 믿기에 이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아람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별상 수상을 거부한 뒤, 이번 오심 판정에 대해 조금도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