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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총 들고 겨누는 장난 친 상근 예비역’과 같은 문제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최소한 100여 건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시작은 국내 언론들이 포털의 ‘인기검색어 기사’를 쓸 때 자주 참고하는 ‘일베저장소(일간 베스트 게시물 저장소. www.ilbe.com. 이하 일베)’의 유저들로부터 시작됐다.
‘일베’ 유저들은 며칠 전 인터넷 검색을 하다 페이스북 등 SNS에 군 내부를 배경으로 한 ‘셀카’ 사진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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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생활을 마친 유저들은 아무리 군대가 좋아졌다지만, 현역 군인들이 군 지휘통제실의 작전구역 지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부대의 훈련일정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소개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결국 관련 부대의 헌병대와 기무대에 연락, 신고하면서 일베에도 이 같은 사실을 올렸다.
참고로 ‘일베’는 국내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중에서도 디시인사이드, 보배드림 등과 함께 애국적 시각이 강한 곳으로 유명하다. ‘군사보안 위반자 신고’ 게시물이 올라오자 ‘일베’ 유저들은 흥분해 문제가 있는 SNS 사용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며칠 지나지 않은 오늘 이미 ‘신고했다’는 게시물의 수는 100여 개 가까이 된다. 사진의 배경이 된 부대는 1군 사령부와 예하 부대 등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계급 또한 일병부터 병장까지 병사들과 하사, 중위 등 간부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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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유저들은 문제가 되는 사진을 찾으면 찾을수록 생각보다 문제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됐고, KBS 등 언론에까지 제보를 하게 됐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국방부는 1일 오후부터 진상파악에 들어갔다. 국방부 온라인 대응팀과 기무사 등은 문제가 된 부대들은 물론 ‘일베’ 게시판과 페이스북 등 SNS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다.
“현재 진상파악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 같다. 아마 2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된 질의응답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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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들은 페이스 북에 초소에서 경계를 서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의 행동을 한 장병들을 거론하며 혀를 찼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간부들도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보안지침을 내리고 조심스럽게 사용하도록 하는데 어떻게 병사들이 몰래 스마트폰을 갖고 들어가, 그것도 근무 중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지 이해가 안 된다.”
참고로 외국은 군인의 스마트폰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으나 군사보안규정에 위배될 경우 강력하게 처벌한다.
미군은 장병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는 인증을 받은 어플만 설치할 수 있도록 했고, 이집트는 페이스 북에 자국군 관련 내용을 올린 민간인을 체포해 징역 5년 형을 선고하는 등 각국은 군사보안 문제로 군인이 SNS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무튼 ‘일베’ 유저들의 활약으로 ‘보안의식이 희미한 장병들’과 '군대를 병영체험으로 착각한 장병들'은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