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북(從北) 논란-부정선거-폭력사태로 위기에 처한 통합진보당의 분당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신-구당권파의 알력 다툼이 김재연-이석기 의원 제명 부결사태로 수습이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심상정ㆍ노회찬 의원을 필두로 한 통진당 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는 2일 재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노동에 기반한 대중적 진보정당을 향한 통합진보당 혁신노력은 실패했고, 더 이상 국민적 명분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노동에 기반한 진보의 혁신과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을 위한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 당내외 혁신 제세력의 힘을 모아낼 수 있는 진보혁신 블록을 형성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모색하고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에 복무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통합연대는 당장 탈당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외부세력과 교류하며 재창당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신당권파는 이날 오후 자체 모임을 갖고 행동 방향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3일에 예정된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미칠 전망이다. 민노총은 통진당에 최대 지분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통합진보당과 결별 가능성과 노동자 중심의 신당 창당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창준위 박은지 대변인은 "통진당 내에서 탈당과 분당이라는 또 한 번의 행보가 진행되더라도 부디 진보대통합과 총대선 프로젝트에 대한 진중한 평가와 장기적 전망 아래 움직여 주기를 권해 드린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강기갑 대표와 유시민·심상정·조준호 전 공동대표, 노회찬 의원 등 신당권파 주요인사들은 국회에서 열린 조찬 모임에서 집단 탈당 또는 분당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국민참여당계는 지난달 29일 전ㆍ현직 간부 모임을 갖고 "이ㆍ김 의원 제명안 부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 진보혁신과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당 안팎을 아우르는 다양한 모색을 바로 시작한다"고 결정했다. 신당권파로 분류되는 인천연합도 최근 자체 모임을 갖고 조직적인 탈당 여부를 포함한 행동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통진당 공식트위터는 "이석기.김재연 제명 부결 이후 오늘(31일)까지 3,500명 넘는 통진당 당원들께서 탈당하셨거나 당비 납부를 끊으셨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