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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상 최초로 올림픽 체조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의 어려운 가정 환경이 알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후원을 약속하고 있다. SM그룹은 광주 지역에 35평 아파트 선물을, 포스코 건설은 격려금 1억 원 지급을 약속했다.
이 가운데 '식품재벌' 농심의 터무니 없는 '생색내기'에 언론과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양학선은 우리시간으로 6일 밤,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2 런던 올림픽 체조 남자 도마 부문에 출전해 자신이 직접 고안한 세계 최고 난도의 기술 '양1'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공중에서 1080도를 돌고 착지한 엄청난 기술이었다.
양학선의 금메달은 체조 부문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 딴 것이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양학선 선수가 금메달을 딴 뒤 한 방송사가 그의 어머니 기숙향 씨와 인터뷰를 했다.
“아들, (집에) 오면 뭘 제일 빨리 먹고 싶을까? 라면? 너구리 라면? 너구리 라면 말고 칠면조 고기로 맛있게 요리해줄게.”
이 인터뷰 내용을 본 사람들은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한다. 네티즌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살면서도 꿈을 잃지 않은 양학선을 응원했다.
반면 이 장면을 본 농심 측은 '잔머리'를 쓰려다 큰 실수를 했다. 양학선의 집에 전화를 걸어 "너구리 라면을 평생 무상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농심 측은 '너구리 후원'에 대해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학선이 너구리 라면을 먹고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는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 아직 답변을 듣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이 동의한다면 너구리를 평생 지원하겠다.”
농심 측은 '너구리 후원'을 결정한 뒤 나름 '뿌듯하다'고 생각했으리라. 하지만 이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민들로부터는 물론 다수 언론으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중략)…
라면을 먹으며 힘든 훈련을 했다는 것 자체가 양학선이 이겨내야 했던 어려운 환경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 노력에 감동받았다는 재벌기업 농심이 해준다는 게 고작 '800원 짜리 라면 무상 제공'이냐.
800원짜리 너구리를 1년 365일 한 봉씩 먹는다고 가정해도 29만여 원에 불과해 생색만 내는 것 같다는 지적이다. 10년 간 매일 한 봉씩 지원한다고 해도 290여만원 수준이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무슨 이재민인 줄 아느냐.
…(하략)"몇몇 네티즌들은 "농심이 정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체조 분야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에게 감동 받았다면, 최소한 CF 제안이라도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거들었다. <조선일보> 등 언론들까지 농심 측의 얄팍한 상술을 비난하고 있다.
여기다 양학선의 소속사에서 "지금까지 농심 측에서 공식적인 후원 제안 등은 전혀 없었다"고 밝히면서 농심은 '망신'만 사게 됐다.
실제로 양학선 선수를 후원하겠다는 기업들은 '농심 그룹'과는 다른 약속을 내놨다.
포스코건설은 양학선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남선알미늄, C&우방 등을 거느린 SM그룹은 광주 남구 월산동에 건축 중인 시가 2억여 원 상당의 우방유쉘 32평형 아파트를 양학선 선수 가족에게 선물하겠다는 뜻을 광주시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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