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벤츠 1백여대 몰려 들고 축의금만 수십만 달러...김정일 노발대발!
  • 장성택, 당조직부로부터 경고 받아

     

    장진성 /뉴포커스 발행인


  • 장성택이 60여명의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했다. 김정일 사후 북한 고위간부의 첫 공식 중국방문인데다 60여명 규모의 요란한 행차여서 장성택의 북한에서의 현재 지위가 입증된 셈이다. 하긴 13억 중국의 지도자인 후진타오도 김정은을 상대하기가 매우 껄끄러울 것이다. 아무리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강조하는 중국이라 할지라도 세계가 비웃는 20대 3대세습자와 정상급 형식을 갖춰 마주 앉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장성택의 중국 방문에는 그를 통해 북한을 관리하려는 중국의 속내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김정일 유일지도체제 안에서 곁가지로 살아야 했던 장성택의 과거를 알면 그가 오늘 실권자로 중심에 서 있는 북한의 현 권력 환경과 향후 변화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김정일의 '견제대상 1호' 장성택...이런 일이...

    과거 장성택은 김정일의 매제였지만 동시에 당 조직부의 견제 대상 1호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항상 억제된 권력가로서의 삶을 살아야 했는데 그 많은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박정순 딸 결혼식 사건이다. 


  • 2001년경 평양시 만경대구역 광복거리 청춘2관에서 중앙당 조직지도부 중앙기관 담당부부장 박정순의 딸 결혼식이 있었다. 박정순의 딸은 이혼 경력이 있는 여자였는데 그런 그녀와 결혼할 상대남도 역시 이혼남이었다. 외교단 사업총국장 리수일이 자기 총국 안에서 물색하여 소개해주었던 것이다. 박정순이 북한 내 모든 중앙기관들을 맡아 보는 당조직부 중앙기관 담당 부부장이어서 딸의 결혼식도 북한 일반 주민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초호화판으로 진행됐다.

    벤츠 100대 몰려든 호화 결혼식

    그날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고급음식점 “청춘2관”은 일반손님을 일체 받지 않고 하루 종일 결혼식만 치렀다. 김경희는 자기 직속 부하인 당경공업부 부부장을 통해 결혼 부부에게 선물을 보냈고, 장성택은 아예 직접 결혼식장을 찾았다. 장성택의 최측근들인 체육상 박명철, 무역상 리광근, 외교단 사업총국장 리수일을 비롯하여 내각 상들과 중앙기관 위원장, 당비서들이 모두 몰려드는 바람에 결혼식에 온 대형벤츠만 1백여대가 넘을 정도였다.

    또한 간부들이 결혼 축의금으로 가져온 돈만 수십만 달러에 이를 정도였다. 그렇듯 북한의 고위직들이 박정순의 딸 결혼식에 총출동한 이유는 중앙기관 담당 당조직부 부부장이라는 파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박정순이 장성택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것, 또 장성택이 결혼식에 직접 참가한다는 정보가 미리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은 그 다음 날에 터졌다.

    김정일 노발대발 "모두 처벌하라"

    결혼식에 참가했던 체육상 박명철이 운전수의 음주운전으로 차 사고나 봉화병원에 입원하면서 김정일이 전후 내막을 알아버린 것이다. 당 조직부로부터 사건전말을 전해 들은 김정일은 대노했다. 김정일은 결혼식 참석 간부들의 명단을 보고 그 중심에 장성택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것이야말로 끼리끼리 파벌을 형성하는 증거라며 결혼식에 관여된 사람을 모두 처벌하라고 지시하였다.

    김정일의 심기가 더 자극됐던 이유는 당조직부가 작성한 제의서의 내용 때문이었다. 결혼식장에 대형벤츠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어 시민들이 국가행사나, 또는 1호행사 중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는 것, 어느 간부의 초호화 결혼식이었다는 소문이 퍼지며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당시 결혼식 축의금으로 수십만달러가 박정순의 손 안에 들어갔는데 그것이 평양시 내에 수백만, 수천만 달러로 소문이 퍼진다는 것이다.

    김정일의 유일지도를 위해 장성택을 곁가지로 견제하던 당조직부의 문제 제기성  고발이었던 것이다.
    김정일은 박정순의 결혼식에 관여한 상, 당비서들을 비롯한 간부 모두를 직무 정지시키고 당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도록 하였다. 하여 해당 간부들은 5일간이나 당조직부의 새내기 과장, 부과장 앞에 불려가 자기 비판서를 썼으며 이 때문에 북한의 중앙기관들의 업무가 거의 10여일간이나 마비될 정도였다.

    '종파 투쟁' 권력층에 회오리

    당조직부 지도검열이 끝난 후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이었던 당조직부 중앙기관 담당 부부장인 박정순, 체육상 박명철, 무역상 리광근, 외교단 사업총국장 리수일은 주모자라는 심판과 함께 해임되어 지방으로 추방되었다. 그 외 나머지 간부들은 2일 동안이나 당조직부 지도 사상투쟁 대상으로 지목되어 비판무대에 오르게 됐다.

    김정일이 “종파가 별거냐, 끼리끼리 모여 파벌을 형성하는 것이다.”고 야단친 탓에 “박정순 딸 결혼식 사건”은 더 심각해져 마치 현대판 종파투쟁처럼 북한의 권력층에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이렇듯 박정순, 박명철, 리광근, 리수일은 공개 처벌 받은 반면 장성택은 김정일의 매제여서 내부적으로 비판과 함께 경고를 받으면서 김정일 충성결집 세력인 당 조직부는 장성택의 자존심에 결정적인 상처를 주었다.

    장성택 부활...앙숙 이제강 교통사고死

  • 그랬던 북한의 핵심권력인 당조직부가 김정일 뇌졸중 이후 장성택의 권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처지로 전락됐다. 장성택과 앙숙관계였던 당조직부 제1부부장 이제강은 김정일 뇌졸중 이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군 경력이 전혀 없는 장성택의 최측근인 최룡해가 군 최고수뇌인 총정치국장으로 임명된 반면 김정일과 당조직부의 충견이었던 군 총참모장 리영호는 김정은 정권 들어와 해임되게 된다, 북한의 지방에 이르기까지 당조직부가 간부 임명을 하는 관계로 북한의 권력질서는 지금껏 당 조직부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방위원회를 내세운 장성택의 권력질서가 새롭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될 것이다.

     이미 김정은 호위국은 당조직부에서 국방위원회로 이관됐고, 북한의 절대권력의 상징인 "2,16"차번호도 국방위원회 차번호인 "7.27"에 밀린 상태다. 이렇듯 장성택은 자기가 부위원장 직함을 갖고 있는 국방위원회 기능을 부각시키면서 그 안에서 인민경제 향상 명목으로 내각을 키워 당조직부의 절대기능들을 하나하나 회수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권력 환경에는 상당한 지각변동이 생길 것인바, 그러나 아직 김정은에게 신격화 권력이 만들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