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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젊은 주부들이 많이 모인다는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에 충격적인 게시글이 올라왔다. 내용은 ‘조선족 베이비시터가 돌보던 아이 둘을 납치, 장기밀매했다’는 것이다.
이 글은 곧 커뮤니티 사이트 ‘인스티즈’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사건 내용은 대략 이렇다.
30대로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젊은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비행기 기장, 아내는 승무원으로 일했다. 아내는 첫째로 아들을 낳았고 8개월 전 둘째로 딸을 낳았다. 아내는 산후조리를 한 뒤 다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조선족 중국인 베이비시터를 고용했다. 조선족 베이비시터는 아이들을 극진히 돌봤다고 한다.
부부가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날, 중국인 베이비시터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두 아이도 함께 사라졌다. 부부는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이 조심스레 건넨 답변은 부부를 절망에 빠뜨렸다.
“최근 하루걸러 한 건으로 조선족 베이비시터들이 영유아를 납치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이 영유아 장기밀매와 관련된 일이다. 문제는 이 베이비시터의 인적정보가 모두 가짜라는 사실이다.”
부부는 눈물로 지새며 경찰이 범인을 잡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사흘 뒤 범인이 잡혔다고 한다, 조선족 베이비시터 한 명이 아니라 4명의 조직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유괴한 조선족 베이비시터는 이미 다른 집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혹시나 기대했던 부부는 곧 절망했다. 아들과 8개월 된 딸 둘 다 장기가 모두 사라진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부부는 결국 이날 자살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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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맘스홀릭’ 카페에 이 글이 오른 뒤 유사한 일을 당했다는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다. 그런데 유사한 사례를 전하는 글이 카페에 올라오는 족족 모두 삭제됐다고 한다.
놀란 회원들은 이 글을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나르며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9월 14일) 방송국 9시 뉴스에 나온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이 글은 ‘인스티즈’를 거쳐 ‘오늘의 유머’ ‘일베저장소’ 등 대형 커뮤니티는 물론 조선족 포털 사이트까지 퍼지고 있다. 본지를 포함, 다른 언론들도 이 일이 실제 있었는지 알아보려 해도 휴대전화 화면만으로는 찾기 어려웠다.
어쩌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일어났던 이와 비슷한 일들이 우리나라에서 생긴 것으로 와전될 수도 있었다.
지난 3월 16일 홍콩에서는 ‘중국 본토의 범죄조직에 의한 영유아 인신매매’가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이때 홍콩 언론들은 피해사례를 열거,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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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에는 중국 본토에서 영유아 유괴 및 인신매매를 저지르던 일당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8개월 이하의 남자아이 가격은 700만 원 등으로 인신매매 조직 사이에서는 ‘정가’가 정해져 있었다고 한다.
이런 소식은 2009년에도, 2011년에도 있었다. 중국은 최근 28개 조직 130여 명의 장기밀매 조직을 체포한 바 있다. 미국은 정부가 나서 중국의 영유아 인신매매와 장기밀매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도 중국인에 의한 영유아 납치 이야기가 나돌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사한 범죄는 ‘절대 없다’고 경찰과 언론이 장담을 하다시피 한다.
‘오원춘 사건’이 일어난 직후 서울 시내에서 유모차에 탄 아이를 납치하려면 조선족 중국인 주방장이 잡혔을 때도 범인의 ‘횡설수설’만 그대로 전달되었을 뿐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이명박 정부가 중국 공산당 정부에 굴복해 중국인과 조선족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의심하는 글들을 올리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