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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10대 소녀들을 거짓말로 속여 납치 감금하고, 변태적인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폭로를 담은 책이 해외에서 출간된 가운데 국내 불교인권위원회가 카다피에게 인권상을 수여한 사실이 다시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프랑스의 기자 애닉 코진은 카다피의 소녀 납치 및 성폭행을 고발하는 책 <기도: 카다피의 하렘에서>((Les Proies: Dans le harem de Kadhafi)를 펴냈다.
이 책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 소녀들의 증언을 통해 카다피의 잔혹한 만행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이 책에 포함된 피해 소녀의 증언은 카다피의 무자비한 폭행과 충격적인 변태성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2004년 15세 소녀였던 소라야는 카다피의 관저로 끌려가 당한 성착취 사실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학교를 방문한 카다피는 환영 선물을 건네던 나의 머리에 두 손을 얹었다”
“이는 ‘마음에 든다’는 뜻‘으로 다음날 제복을 입은 여성들이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찾아와 ‘부케 세레머니’ 진행 요원으로 소라야를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고, 나는 몇 시간 동안 차를 타고 사막을 달려 카다피 관저로 끌려갔다”
“혈액 채취와 탈의, 제모, 가슴둘레 측정 등을 당한 뒤 흰색 초미니 원피스를 입고 카다피 방에 들어갔다”
이후 소라야는 구타에 이은 끔찍한 성폭행을 겪어야 했다. 카다피의 변태행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나중에 카다피는 그녀의 몸에 소변을 보기까지 했다.
“카다피는 여성을 괴롭히는 짐승같은 사디스트였지만 피해 소녀들에게 ‘파파 카다피’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좋아했다”
- 지은이 코진의 말그런 카다피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단체 중 하나인 불교인권위원회는 9년 전 인권상을 수여했다.
2003년 11월 20일 불교인권위는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단병호 민노총위원장을 제9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 동국대 상록원에서 수상식을 열었다.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해외 인사는 카다피가 최초였다. 카다피에게 수여된 인권상은 당시 주한 리비아 대사가 대신 받았다.
이날 수상식에는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 운산 태고종 총무원장, 홍기삼 동국대총장 등을 비롯 김창국 초대 국가인권위원장,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 등이 자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교인권위는 카다피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다음과 같이 이유를 밝혔다.
“외세에 맞서 자유와 평등, 정의라는 대의를 지키기 위해 수행해 오신 선구자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불교인권위는 카다피의 고귀한 성품과 휴머니즘 사상에 깊은 존경을 표했다.
“카다피의 고귀한 성품과 민주적이고 평등하며,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사회건설을 주창하고 이를 실행하는 진보적인 휴머니즘 사상에 신뢰와 존경을 표한다”
한발 더 나아가 불교인권위는 카다피를 ‘인권운동가’로 극찬했다. 당시 카다피에 대한 불교인권위의 칭송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나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여사에 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 분의 진면목은 인권신장과 노동자, 여성 등의 권리신장에 더 많이 집약돼 있다”
“자선기구를 통해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세계 각지의 어린이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구호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카다피의 반미투쟁노선에 대해서도 경외심을 나타냈다.
“세계 각처에서 노동해방을 지원하고 반독재, 민족해방운동을 지원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을 위해 싸우는 강고한 투쟁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당시 불교인권위의 카다피 인권상은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카다피가 전투기와 미사일을 통원해 시위대를 학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해 3월 <중앙일보>의 보도로 처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여기에 카다피가 어린 소녀들을 성 노예로 삼아 잔혹한 변태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당시 카다피에게 인권상을 안긴 불교인권위가 현재까지 어떤 해명이나 사과의 뜻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정부인사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어린 소녀들에게 평생 씻지 못할 고통을 안겨준 그를 민중의 영웅, 전 세계적인 인권운동가이자 민주투사로 둔갑시킨 데 대해 불교인권위는 지금까지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불교신문>이 이례적으로 카다피의 인권상 수상을 취소하라는 칼럼을 냈음에도 불교인권위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중략) 지금의 카다피는 인권을 짓밟고 있다. 인권상 수상자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 명백한 사실이다”
“카다피는 아니다. 더구나 사형제 폐지운동을 펼치고 있는 불교인권위원회가 무고한 생명을 살상하는 카다피에게 불교인권상의 ‘수상자 지위’를 유지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이제라도 수상을 취소해 불교인권위원회는 물론 다른 수상자들의 명예를 지키길 바란다”
- 2011년 3월 3일 불교신문 칼럼 <카다피 불교인권상 취소해야> 중 일부당시 불교인권위원장을 맡았던 진관 스님도 이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침묵 중이다. 불교인권위 대표와 참여연대 고문,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던 한상범 교수(동국대 명예교수) 역시 아무런 말이 없다.
불교인권위의 ‘카다피 인권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 단체의 성격과 수상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교인권위는 대표적인 종교계 좌파단체로 알려져 있다. 불교인권위의 성격은 과거 수상자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카다피에게 상을 수여한 다음해에는 현직 대학교수의 간첩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수일(무하마드 깐수) 전 단국대 교수를 수상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불교인권위가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수상이유는 그의 ‘학술서적 출간’이었다.
“정수일 전 교수는 국가보안법으로 교수직 까지 박탈당하고 감옥 까지 갔다 왔습니다. 그가 하루 속히 사면복권 되어 교수로 복직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정수일 전 단국대학교 교수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는 출감 이후 ‘이븐 바두타 여행기’, ‘혜초의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번역함을 높이 평가하여 제10 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2004년 11월 24일, 불교인권위 보도자료 중에서불교인권위는 그 이후에도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박석운 사회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2007년 13회 수상자)을 비롯 노조위원장과 반미운동에 앞장섰던 인사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희망제작소 이사장 시절인 2009년 15회 불교인권상을 수상했다.
불교인권위의 행태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불교인권상, 미국과 서방세계에 대항한다는 이유”
“반미하면 인권상 받음. 김정은도 불교인권상 받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