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중 '일베저장소'라는 곳이 있다. '일간 베스트 게시물 저장소(이하 일베)'의 줄임말이다.
이 곳에서 22일 새벽부터 일어난 '학력인증'에 인터넷과 SNS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패션 좌파 커뮤니티'들이 '멘탈붕괴'를 맞고 있다.
그동안 '패션 좌파 커뮤니티'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하던 '일베' 이용자들의 학력이 국내 상위 1% 수준인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서다.
22일 새벽부터 수백 건 넘게 일어난 '학력인증'은 주로 대학 학부에 집중돼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지방대학'으로는 포스텍과 카이스트가 많았다.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도 제법됐다. 지방과 중위권 대학으로 '인증'한 이들 중 다수는 의대 출신이었다.
해외 대학으로는 몇 년 전 한 여성으로부터 '미국의 지X대'라는 말을 들었던 메사추세츠공대(MIT)를 비롯해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UCLA, 시카고, 듀크 등 미국 내 주요 대학과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 호주, 프랑스 등의 명문대학, 영국 캐임브리지와 옥스포드 대학 출신들이 있었다.
직업 인증도 있었다. 현역 외교관에서부터 판사, 국정원 직원, 변호사, 교사, 공중파 PD, 기자, 현역 장교, 글로벌 투자은행 직원, 삼성과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 직원과 연구원, 교수 등 소위 우리 사회에서 '전문직' 또는 부러워하는 직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이 이런 '학력인증'을 하게 된 이유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와는 달리 '싸움' 끝에 나온 게 아니라 웃고 즐기는 가운데 "보통 이 정도 아니냐"며 나온 것이라 학력과 경력을 위조하고 허풍치는, '좌파 커뮤니티'들에서는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일베'는 사실 정치 사이트가 아니다. 하지만 이용자 다수가 극렬 페미니스트, 종북친중사대주의자들, 범죄자 등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커뮤니티다.
때문에 '오늘의 유머' '클리앙' '루리웹' 'MLB파크' 등 좌파적 성향의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나 '다음 아고라' '네이트 판' 같은 포털 사이트에 무시당해왔다.
처음에는 디시인사이드에서 재미있는 게시물을 따로 모으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별도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발전했다.
일베에 모인 이용자들은 스스로를 '게이' '장애인'이라 부르며 격의없이 서로 편하게 부르며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일베 이용자들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민주화' '진보'라는 간판을 내건 '위선자'들을 혐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인터넷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늘 집단으로 움직이며 자신들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으면 인신공격을 일삼던 패션좌파들은 일베 이용자들을 '게이'라 부르며 무시했다. 몇몇은 '일베 장애인'이라며 이들을 '사회부적응자 집단'으로 몰아붙였다.
처음 일베 이용자들은 이런 말을 들어도 그러려니 하며 무시했다. 하지만 최근 한 일간지가 이용자 한 사람의 잘못을 전체 이용자의 모습인양 싸잡아 비난하자 많은 이들이 반발했다. 이들의 '반발'을 잘 대변한 글의 내용이다.
"좌파 언론은 우리를 싸잡아 비난할 때는 한 명의 행동을 보고 '모두'가 그렇다는 식이다. 그런데 학력 인증을 하니 '그건 소수'라고 말한다."
"일베의 학력인증은 현실에서는 강한 자에게 찍 소리 못하고 늘 남 탓만 하는 종북좌파들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는 우파의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