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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비뚤어 꿈, 꿈?

    제 나라 글도 잘 못 베껴쓰다니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의외의 허점을 보여줬다. 참, 재미있다고 해야 할까, 어처구니 없다고 해야 할까, 불안하다고 해야 할까, 장난스럽다고나 해야 할까, 아니면 세종대왕을 들먹이면서 화를 내야 할까? 그냥 피식 웃고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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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 가서 글을 남긴다고 했는데, 한글 맞춤법이 계속 틀린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8일 강원도 원주의 한 신협을 방문해 방명록에 인사말을 썼다. 처음에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니다라고 썼지만, 대변인이 맞춤법이 틀렸다고 알려주자, 서둘러서 고쳤다. 꿈꿈니다의 두 번째 꿈자의 ㅁ 받침을 ㅂ으로 바꿔서 니다라고 고친 것이다.
     
    맞춤법을 잘 못 쓴 것은 10일 뒤에 되풀이됐다. 안철수후보는 28일엔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북 페스티발’을 방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선거과정이 하나의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그리고 축제장을 돌아보다가 무료로 서예작품을 써주는 부스에 들러 직접 붓을 들었다. 유명 정치인들 처럼 휘호를 하나 남기고 싶었을 지 모른다. 안철수후보는 그렇다고 무슨 선배 정치인처럼 한자로 된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남기지 않았다. 자신의 평소 좌우명을 쓴 것도 아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든지, 정치개혁이라든지 무슨 꺼리가 될 만한 글귀 하나 만들어 내지 못했다.
     
    안철수후보는 고작 좋은 글귀를 적어놓은 책자를 보고 한 문장을 골랐다고 한다. ‘덕을 풀어야 이웃이 생긴다’는 짧은 말이었다. 그런데, 안철수후보는 제대로 베끼지도 못했다. 뉴스1 통신사에서 올라온 사진을 보면 ‘덕을 ’까지만 쓰고 다소 당황한 장면이 한 장 올라왔다. 시간이 없어서 다 쓰지 못했다고 뉴스1통신은 보도했다.
    참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꿈꿈니다’가 어려웠다면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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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덕을 ‘베푸는’ 것도 그렇게 어려웠나? 더구나 뉴스1 통신을 보면 ‘글귀 예시책’을 보고 베끼다 이렇게 잘 못 쓴 것이다. 제 나라 글을 보고 베끼지도 못한다니....아니면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했을까?

    너무나 유감이다. 꿈꿉니다가 그렇게 어려운 철자법이었을까? 하긴 가끔 받침이 헷갈리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꿈같이 라고 쓸 때 받침을 ㅌ으로 해야 할지 혹은 ㅅ, ㅈ, ㅊ, ㄷ 으로 해야 할 지 나이 드신 분 중에서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와 이런 받침이 틀리는 분들이 꽤 되신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어도, 너무나 피곤하거나 혹은 굉장한 쇼크를 받아 멘붕 상태에 빠지거나 아니면 나이가 들어 단기기억상실증(치매 초기라고 한다)에 들어가면 그럴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심하다 싶다. 한글이 어떤 글자인지를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그렇게 무심하게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유산, 세계 모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라는 데 동의하는 것이 바로 한글이다. 어려운 글자를 가진 나라에서 얼마나 한글을 부러워 하는지 아는가 모르겠다. 대한민국이 IT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보이지 않는 성공요인이 바로 정보화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글자, 한글 때문이다.

    안철수후보는 꿈이란 말의 영어단어인 dream의 철자법도 틀릴까?  drim으로 쓰든지 혹은 dreem으로 쓰든지 아니면 driem으로 쓰든지 그런 실수를 할까? 꿈꾸다를 영어로 옮기면 dream a dream 쯤 된다. dream 이 동사가 되기도 하고 명사가 되기도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dream a dream은 ‘꿈꿈니다’가 된다. 안철수후보는 꿈꿉니다라는 개념을 생각할 때 dream a dream을 먼저 떠올린 다음, 이것을 한글로 번역해서 말을 했나?

     '꿈꿉'을 '꿈꿈'으로 잘 못 쓰고, '베'를 '배'로 잘 못 베끼는 이걸 유머라고 생각해야 할 지, 실수라고 생각해야 할 지, 참 난감하다. 혹은 이과출신이라서...라고 편하게만 생각해도 될 일인지. 문화에 관한 인식이 이렇게나 형편없을 지 몰랐다. 큰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