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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UNHCR) 제63차 집행이사회 특별회의에서 최석영 駐제네바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가 1년 임기의 이사회 부의장에 선출됐다.
유엔난민기구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 정치탄압, 인종갈등으로 생긴 ‘난민’들을 돕는 기구다. 우리 정부가 이런 기구의 집행 부의장까지 맡았지만 ‘등잔 밑’은 어둡다. 바로 중국 공산당이 저지르는 문제다.
지난 2일 본지는 중국 공산당의 ‘반인류 범죄’를 세계에 고발하고 있는 데이비스 매이터스 변호사를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일행인 데이비드 킬고어 前캐나다 국무장관은 다른 일정 때문에 1일 오후 출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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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이터스 변호사와 그 일행은 중국 공산당이 10년 넘게 벌이는 ‘불법 장기적출 및 매매 산업’에 한국 또한 분노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매이터스 변호사를 만나기 전 그를 돕는 사람들과 몇 마디 나눌 수 있었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이 조직적으로 ‘인신매매’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체의 신비전’이라고 했다.
‘인체의 신비전’은 2002년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도 열리고 있다. 독일의 군터 하겐스 박사가 ‘기증받은 시신’을 특수처리해 만들었다는 ‘작품’은 실은 중국 공산당이 사형한 시신과 종교인, ‘반공주의자’의 시신이라는 게 밝혀졌다.
이후 세계 각국은 자국 내에서 ‘인체의 신비전’을 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군 단위까지도 이 전시회를 열고 학생들에게 ‘감상문’까지 제출토록 하고 있다. 최근 보시라이의 내연녀였던 한 아나운서가 암살당한 뒤 ‘인체의 신비전 임산부 모델’로 가공됐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우리나라는 별 반응이 없다.
매이터스 변호사 일행의 이야기다.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은 ‘인체의 신비전’부터 각종 장기 매매 사업에 사용되는 시신과 장기가 모두 사형수의 것이거나 기증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사형당하는 사람은 연간 1천여 명 수준이다. 반면 장기 기증 건수는 연 1만 건 이상이다. 그렇다면 연 9천 건이 넘는 장기 매매는 대체 어디서 나오겠는가.”
이들은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이 자신들의 부(富)를 쌓기 위해 파룬궁 수련자는 물론 조선족,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반체제 인사들, 민주화 운동가 등을 마구잡이로 잡아 ‘시체공장’에 가둬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직접 중국 전 지역의 병원에 전화를 걸어 조사하고 녹음한 결과 중국에서는 1주일 또는 2~3일 이내에 필요한 장기를 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장기이식을 받을 환자의 조직검사까지 포함한 시간이다. 이 말은 어딘가에 ‘살아 있는 장기 리소스(Resource)’가 있다는 말이다. 이게 바로 감옥이다. 중국에는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병원과 감옥이 있다. 여기에는 범죄자뿐만 아니라 파룬궁 수련자, 반체제 인사들이 갇혀 있다. 이들의 인체정보를 모두 모아두고 관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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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데 매이터스 변호사가 왔다. 매이터스 변호사는 킬고어 前장관과 친한 사이라고 했다. 이들은 2007년과 2009년에도 우리나라를 찾아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반인류 범죄’를 고발했었다.
올해 69살인 매이터스 변호사는 유대인이다. 난민 관련 법률 전문가로 캐나다 매니토바 주립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스테이트 오르간(State Organ)’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메이터스 변호사는 킬고어 前국무장관과 함께 2009년 캐나다 최고 인권상을 공동수상했고 2010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공동 추천받기도 했다.
매이터스 변호사에게 이번 방한에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을 겪은 것에 대해 물었다. 바로 프레스센터의 일방적인 국제기자회견 취소와 서울시장 면담 취소, 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장의 일정 취소, 언론의 침묵 등이었다.
“지난 1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중국 공산당의 불법 장기적출 실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려 했는데 전날 밤 갑자기 취소됐다. 일방적인 예약 취소에 어이가 없어 회견장에 가보니 아예 쇠줄로 묶어놓고 잠궈놨더라.
하지만 이미 여러 언론에서 취재를 왔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길거리(Outdoor) 기자회견을 했다. 나는 이것이 중공 대사관이 (한국 고위층을 통해) 사주나 압력을 넣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나라의 프레스센터는 정의를 수호하고 언론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곳인데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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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 번이나 방한했는데도 그의 행적이나 활동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건 왜 일까. 매이터스 변호사는 이 또한 “한국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으로 봤다.
“어제 갑작스럽게 취소돼 길거리에서 한 기자회견만 봐도 그렇다. 언론을 포함한 한국의 ‘리더’들은 중공과의 관계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언론이라면 중공의 인권침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해야만 중공의 반인류 범죄를 중단시킬 수 있는데 한국 언론은 무관심하다. 사실 이런 한국 언론의 태도는 한국 국민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은 세계적으로 엄청난 편이다. 혹시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그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물론 다른 국가들 중에서도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분노하며 문제를 인식했다. 대만의 경우 중공의 인권탄압 실태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고치고 싶어 했다. 대부분의 서방국가들도 중공의 인권침해와 범죄를 규탄했다.
반면 한국은 중공과의 외교관계 때문인지 ‘사실’을 말하는 데 주저하는 것 같은 반응을 보였다. 어떨 때는 한중간의 역사적 관계로 봤을 때 인접국가로 손해를 보는 것들을 생각해서 중공의 범죄에 침묵하는-중국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이터스 변호사 일행은 일전에도 기자에게 “한국이 통일 문제에 있어 북한을 움직이는 ‘지렛대 역할’ 때문에 중국에게 할 말도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은 결국 북한 편을 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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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이 벌이는 범죄에 대놓고 ‘돌직구’를 던지는 이런 활동이 위험하지는 않을까. 매이터스 변호사는 이 활동을 위해 자비를 쓴다고 했다. 그에게 왜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위해 세계 각국을 도는 지 물어봤다.
“나는 유대인이다. 중공의 장기적출과 장기매매 실태를 알게 됐을 때 마치 2차 대전 때 홀로코스트(유대인 대규모 학살)를 연상하게 했다. 이에 사건의 실태를 본격적으로 조사했다.
원래부터 난민 보호와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열심히 활동했다. 캐나다에서 난민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중공에서 넘어온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그들이 고객이었다. 그들을 통해 중국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장기적출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06년부터 킬고어 박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시작했다. 이런 인권활동을 하는 게 내 평생의 신념이다.
중공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반인류 범죄’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탄압받을 수 있다. 때문에 그 나라 바깥사람들이 이 문제를 지적해야만 바뀔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인권단체, 각국 정부가 연대를 해서 중공의 인권탄압 문제를 지적하고 반박해야 세상이 바뀐다.”
매이터스 변호사 일행은 최근 중국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보시라이와 왕리쥔 등이 ‘역모’를 꾀한 적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얼마 전 왕리쥔이 중국 청도의 미국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한 것도 이 ‘역모 계획’이 발각되자 살기 위해 보시라이와 중국 지도부의 ‘비밀’을 들고 도망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 비밀 중에는 중국의 장기적출과 민간인 납치, 인신매매 실태에 대한 자료가 있었다고 한다. 이 ‘비밀’을 입수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독재체제에 대한 ‘카운터 펀치’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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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중국 공산당 체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제대로 된 ‘시민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중국 국민들이 들고 일어서면 유혈 사태는 물론 무정부 상태가 될 수도 있다. 이는 한반도 정세, 특히 통일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이터스 변호사는 “나는 정치 예측가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나는 인권 운동가고 변호사지 미래학자가 아니다. 내게 중요한 건 앞날을 예측하는 게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어떻게 보고 해결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물론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있다. 한국은 과거에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들이 앞장서서 투쟁한 경험이 있다. 그럴 용기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캐나다, 미국, EU, 이스라엘 등 중국의 악행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진영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
내가 다른 나라들을 방문했을 때는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중공의 인권침해를 고발한 데 대한 반응도 좋았다. 중공의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움직임은 결국 관련 법률까지 만들었다. 해당 국가의 정부도 조사에 나섰다.
반면 한국에 와서 활동할 때는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번에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앞으로 그런 움직임이 조금씩 점점 더 반응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매이터스 변호사는 “한국이 악에 맞서 정의를 펼치는 건 이제 시작”이라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이 일로 인한 많은 망명자가 있어도 지금 상황에 오기까지 6년이나 걸렸다.
미국에서는 최근 중공의 인권침해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美하원의원 106명이 중공의 장기적출 실태에 대한 진상조사 청문회를 구성하자는 안건을 최근 통과시키기도 했다. 대선유세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은 파룬궁 수련자가 쓴 청원서를 경호원을 제치고 자신이 직접 받아 품속에 넣기도 했다.
한국에서 우리의 활동과 그 반응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인들도 용기를 갖고 중국 공산당의 악행에 맞서야 한다. 악에 맞서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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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이터스 변호사와 일행은 “한국인이 중국 장기이식의 주요 고객인 걸 안다”면서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일부 한국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특히 고위층과 정치인-에게 중공의 장기적출과 인신매매 실태에 대해 말하면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이 그럴 리가 없다. 중국과 한국은 2천년이 넘는 우방관계다. 중국이 위협이라고? 아니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에 더 위협이 되는 존재다.”
“중국이 그렇게 했다는 걸 내가 직접 못 봐서 못 믿겠다. 중국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 이제 G2 국가가 됐다. 우습게 보면 안 된다. 한국은 이제 미국보다 중국을 더 중요하게 봐야할 때다. 그리고 왜 중국을 중공이라고 표현하느냐.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불편하다.”
매이터스 변호사 일행은 이런 일에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닐 때면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난다. 중국 공산당은 각 나라에 있는 자국 대사관을 통해 해당 국가의 정계, 재계, 언론계, 문화, 예술계 등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여론을 조성한다.”
한국에서도 중국 대사관이 당연히 그랬으리라는 추측이었다. 2008년 4월 28일 일어난 '중국인 폭동'만 생각해도 일리가 있었다.
‘자칭 G2’라며 이제는 서태평양까지 자기 영향권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 이들을 등에 업은 중국인들은 탈북자를 인신매매해도, 한국 영해에서 불법조업을 해도, 오원춘이 살인을 저질러도, 강도짓을 하다 사람을 반신불수로 만들고 살해해도 “그게 뭐 그리 큰 죄가 되냐”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중공의 ‘횡포’에 주된 피해자인 우리나라는 무력한 반응만 보인다. 여기다 좌파 진영과 일부 ‘親中재벌’이 언론과 미디어의 입을 막고, 수십만 명에 달하는 한국 내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온갖 댓글과 게시물을 올리면서 ‘사실’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매이터스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우리나라가 ‘민주화 항쟁’을 할 때처럼 ‘정의’를 위해 일어서 중국과 맞설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