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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 불빛이 향하는 곳은 문재인.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번 파문은 그동안 문 후보에게 닥쳤던 ‘고가 의자-안경-패딩점퍼’, ‘신생아실 난입’, ‘다운계약서’ 등 다른 논란들과는 그 파괴력이 남다르다.
정치권 공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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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밝혀주세요. 문 후보님!
문 후보에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을 밝혀달라는 사람들이 모였다.
<문재인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문진요)와 문준용 씨의 공공기관 취업특혜와 관련하여 진실을 밝혀달라는 <진실을 요구하는 사람들>(진요사) 카페 회원들은 지난 2일 저녁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모였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자는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및 공공기관의 지역 할당제 공약 등 청년 실업의 해소를 위해 많은 약속을 국민들에게 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공약들이 진정 국민들에게 지켜질 약속일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문 후보 아들의 공공기관 취업 특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진실을 밝혀 달라는 촉구를 시작했다.”
- 집회를 기획한 노상영(38)씨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람이 먼저’고 '특권과 반칙을 배격한다'며 서민을 외치는 문 후보가 왜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조차 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단순히 입을 다물고 있으면, 국민이 그냥 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문재인 후보님께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찾아도 가 보았지만, 전혀 대답을 들을 수 없었기에, 너무나 분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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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후보 아들 준용 씨 의혹이 뭐길래?이들이 제기하는 준용 씨에 대한 특혜 의혹은 다음과 같다.
1. 학력증명서 모집 기간 내 미제출
(응시원서 하나로 통과)
2. 허위 채용공고를 통한 1인 단독지원
3. 단독지원에도 불구하고 재공고 없이 합격
4. 내부규정을 무시한 맞춤형 채용공고
(통상보다 훨씬 짧은 기간만 공고)
5. 홈페이지 공고 없이 ‘워크넷’에만 공고
논란의 핵심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정무특보 시절 자신의 아들을 노동부(현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 특혜로 취업시켰다는 의혹이다.현재까지 문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제기된 의혹을 하나하나 풀어서 살펴보자.
1. 학력증명서 모집 기간 내 미제출
→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가 한국고용정보원에 취업했을 당시 모집기간은 2006.12.1.∼6일이었으며 학력증명서는 필수 제출 서류였다.그러나 문 후보 아들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제출한 졸업예정증명서는 12월 11일에 발행된 것으로 일반적 상식기준에서 볼 때 서류미비로 탈락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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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허위 채용공고를 통한 1인 단독지원
→ 당시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취업포털 워크넷에 노동경제, 계량경제, 통계, 경영, 거시경제 등의 분야에 연구직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연구직을 채용한다고는 전형이었지만,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는 지원 서류(자기소개서)에서 연구직과 관련 내용 대신 영상과 관련된 경험을 계속 강조했다.
알고보니 한국고용정보원이 채용하고자 했던 사람은 ‘영상전문가’였던 것. 이는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내부문건으로 작성한 채용계획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문 후보 아들인 준용 씨가 사전에 내부 채용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동영상 전문가’직에 지원한 사람은 준용 씨 혼자였고, 당연히 합격했다.
3. 단독지원에도 불구하고 재공고 없이 합격
→ 일반적으로 공고 응시자가 1명일 경우 공고기간을 늘리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은 문 후보의 아들 준용 씨 혼자만 지원한 전형에서 그냥 문 씨를 채용해버렸다. 통상적인 채용 공고기간인 15일도 6일로 축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에 대해 “좋은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만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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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후보 아들 준용 씨가 취업한 직장은 어떤 곳?
문 후보 아들 준용 씨가 채용된 자리는 5급 일반직이다.
공기업이니 공무원으로 비교해 보면.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몇 년을 고시원에 살던 사람이 합격해도 5급이 되기 위해서는 평생을 바쳐야 할지도 모르는 높은 직급이다.
그것도 갓 30살이 된 사회 초년생이 이 자리를 차지했다. 5급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행정고시를 합격한 임용자들이 받는 직급으로 '사무관' 즉 관리직의 고급 관리다.
지금의 주민센터장 즉 예전의 '동장' 혹은 '면장'과 같은 직급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은 이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며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었다
“150만원의 월급을 받는 하급직에 채용됐다가 그것도 1년3개월 만에 쫓겨났다”
- 10월 18일 발언사실은 달랐다.
새누리당에 따르면 고용정보원에서 준용씨가 받은 연봉이 3,450만원으로 확인됐다. -
◆ 문 후보 아들 준용 씨 과연 그 정도 능력은 됐나?
'준용 씨가 과연 합격이 가능한 스펙이었느냐'도 중요한 논란거리다.
준용 씨가 맡은 업무는 동영상 부분.
공기업 취업을 위해서는 몇개의 자격증은 필수 요건임은 상식이지만, 그는 관련 자격증이나 실무경험이 전무했다.실무경력은 전무하면서 공모전 입상 3회 경험만으로 꿈의 직장에 합격한 셈이다.
과연 실력은 있었을까?
준용 씨가 이 직장에서 기획제작한 동영상을 살펴보자.
직업소개 영상을 제작하면서 타이틀 제목을 ‘글로벌’이 아닌 ‘글로버’로 표기했다.
동영상 편집 수준도 ‘조잡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이제 진실을 밝혀야…
이들이 이토록 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에 대해 분노하는 까닭은, 문 후보가 그동안 밝혀온 청년 취업에 대한 소견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최근 청년들의 취업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민감한 사회적 상황에서 대선 전 후보자들의 무분별한 공약들의 하나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결국 문 후보의 캐치프라이즈인 ‘사람이 먼저’가 아닌 ‘아들이 먼저’였다는 실망감이다.
게다가 MB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권을 반신불수 상태로 만들었던 그 ‘촛불’이 이제 문 후보를 향해 켜졌다는 점에서 의의는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촛불 집회는 문 후보의 명확한 해명이 나올 때까지 더욱 번질 것으로 보인다.